<위키리크스 폭로>“유출자 추적… 기소…” 美, 뒷수습 ‘진땀’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폭로에 미 정부가 전방위 파문 수습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문건 유출자 추적을 지시하고,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위법자에 대한 기소의 뜻을 밝히는 등 폭로 사건의 책임자 조사 및 처벌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또 백악관이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향후 유사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행정부 내 제도 정비에도 나설 예정이다.

AP 등에 따르면 위키리크스의 이번 폭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은 ‘당혹’을 넘어 ‘분노’ 수준이다. 미국과 다른 국가 간 주고받은 외교전문이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우방 간에도 얼굴을 붉혀야 할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홀더 법무장관은 29일 “위키리크스의 정부 기밀 문건 폭로 수사 과정에서 국내법 위반이 드러날 경우 기소할 것”이라고 ‘의법처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는 컴퓨터에 적절한 방화벽을 설치하지 못했거나, 문서 유출을 방지하는 데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실무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책임자 추적을 다짐하고 나섰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외교관의 개인적 관점과 판단, 외교 상대와의 사적인 토론 등 기밀이어야 할 정보가 폭로된 점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미국과 다른 국가 사이의 우호적인 관계는 이런 폭로에 따른 시련을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문으로 미국과의 파트너십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관련국들에 우회적으로 호소한 셈이다.

범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에 백악관도 나섰다. 제이컵 루 백악관 예산국장은 기밀 보호 문제를 점검할 ‘보안점검팀’을 각 부처에 설치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제도 정비가 문건 유출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공무원과 군인 등 최대 300만명이 각종 기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한 제도 정비만으로는 문건 유출을 막기에 불충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