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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1년 01월 06일(木)
“‘낙사계’는 발해사람이 맞다”
묘지명 판독… 唐·백제·발해인 논란 종결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낙사계 묘지명 탁본
중국 당나라에 투항해 현종(재위 712~756년) 때 무관(武官) 종3품 벼슬인 행좌우림군장군과 농우절도사·경략대사 등의 벼슬을 지낸 발해인 낙사계(諾思計).

고대사 연구자인 김영관 청계천문화관장은 오는 7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문화관에서 열리는 한국목간학회(회장 주보돈) 제10회 정기발표회에서 당에 투항해 수도 장안(長安·지금의 시안·西安)에서 활동한 발해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묘지명(墓誌銘)을 남긴 낙사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논문을 발표한다.

낙사계는 중국에서 지난 1998년 출간된 ‘전당문보유(全唐文補遺)’ 등에 묘지명이 실리면서 처음에는 당나라 사람으로 학계에 알려졌다. 2007년 3월에는 다시 중국인 학자들이 허난(河南)성 뤄양(洛陽)과 산시(陝西)성 시안 등지에서 출토된 부여융(扶餘隆)·흑치상지(黑齒常之) 등 당대 백제인 묘지를 모아 소개한 논문에 포함됐다. 당시 중국인 학자들은 낙사계가 ‘부여부(扶餘府)의 대수령(大首領)’이었다는 기록을 들어 백제인으로 단정했는데, 같은 해 8월 김 관장이 국내에서 ‘백제유민 예식진 묘지 소개’란 논문을 발표하면서 각주를 통해 ‘낙사계는 백제인이 아니라 발해인’이라고 간략히 밝힌 바 있다.

‘발해인 낙사계 묘지명에 대한 소개’란 주제의 7일 발표는 김 관장이 2007년 12월 시안 샤오옌타(小雁塔) 내 시안박물원 수장고에서 실물을 확인·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그동안 고찰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다. 미리 배포된 논문에 따르면 낙사계 묘지명은 현재 개석(蓋石·덮개돌)은 없고 지석(誌石)만이 남아 있다.

‘고투항수령낙사계(故投降首領諾思計)’를 제목으로 한 지석의 크기는 가로 44.5㎝, 세로 45㎝, 두께 10.5㎝. 지석의 정면에 가로, 세로 21행씩 선을 긋고 그 안에 해서체로 지문을 음각했다. 지문은 뒷부분의 2행을 남겨두고 1행의 제목을 필두로 19행까지 새겼는데, 각 행당 평균 21자씩 총 380자가 음각돼 있다. 이 가운데 지석과 개석 사이에 끼워 넣었던 비단이 부식되면서 지석의 일부도 부식돼 14자의 판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4자 정도는 문맥상 추독이 가능해 김 관장이 최종적으로 판독한 글자는 전체 지문 중 370자 정도였다.

판독문에 따르면 첫 부분에 묘주(墓主·낙사계)가 투항한 인물이며 당나라 황제로부터 노정빈(盧庭賓)이라는 성과 이름을 하사받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어 ‘부여부 대수령’이었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김 관장은 낙사계가 대수령을 지낸 부여부가 발해 15부의 하나로 오늘날 지린(吉林)성 눙안(農安)현에 치소(治所)를 두고 부주(扶州)와 선주(仙州) 2주를 거느리고 있던 지역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725년 당나라에 조공했던 발해 수령 낙개몽(諾箇蒙)의 존재도 낙사계가 발해인이었음을 방증하는 자료다. 낙사계의 조상이나 출생시기, 출생지, 부인과 자손에 대한 기록이 없는 등 전반적인 묘주의 행적에 대해 내용은 소략한 것이 특징이다. 734년 장군(將軍)이란 직책으로 거란과의 전투에 참여하는 등 무관으로 승승장구했던 낙사계는 748년 갑자기 병이 들어 경조부(京兆府) 만년현(萬年縣) 평강방(平康坊)의 마을에서 생을 마쳤다.

김 관장은 “낙사계가 죽은 곳인 경조부 만년현 평강방은 황성의 동문 바로 앞 남쪽에 위치해 당나라의 고관대작들이 살던 곳으로 투항한 뒤 지배귀족으로 대우받았던 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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