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들썩’… 동북아 군비경쟁 본격화하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의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문화일보 자료사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첫 항공모함 바랴크호. 문화일보 자료사진

중국이 자체 기술로 비밀리에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11일 첫 시험비행에 성공함에 따라 동아시아 제공권 장악을 위한 미국과 중국의 군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중국 첫 항공모함인 바랴크(Varyag)호 조기 진수와 ‘우주전투기’ 개발 보도까지 중국의 잇단 군사력 강화는 미·중 간 경쟁에 이어 동북아시아 군비 경쟁까지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 등 중국 언론들은 이날 “젠(殲)-20(J-20)’이 11일 오후 12시50분부터 18분간 첫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시11분에 착륙했다”고 보도, J-20 개발사실을 공식화했다. 이날 시험비행에 성공한 J-20은 미국의 현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의 라이벌로 거론되는 전략무기이다. 공교롭게도 J-20이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이날 홍콩 밍바오(明報)는 자오정융(趙正永) 산시성 부서기 겸 대리성장이 7일 시안(西安)의 ‘중항비행기(中航飛機)’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이 대기층을 넘나드는 비행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중국은 또 오는 7월1일을 전후해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해 개조작업을 하고 있는 옛 소련 항모 바랴크호를 진수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의 무기 개발 속도가 서방 분석가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군비 강화는 미국을 추격하고 있는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하고 특히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국빈 방미를 앞두고 경제력은 물론 군사력에서도 미국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중국을 방문 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후 주석과 접견 도중 ‘자신의 방중기간 동안 스텔스기를 시험비행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으며 후 주석은 ‘이는 미·중 국방장관 회담과는 관계없이 미리 계획됐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에나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개발을 전망했던 게이츠 국방장관이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후 주석에게 직접 이런 질문을 한 것과 후 주석 역시 이를 둘러대지 않고 직답한 것은 미·중 양국의 입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의 잇단 군사력 균형 파괴는 동북아지역 국가 간 군비경쟁도 갈수록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중국의 방위력 증강을 의식해 잠수함과 전투기, 미사일방어망 등에 투자를 확대하는 방위정책을 확정했다. 특히 미국의 F-22 전투기 구매를 희망했다 거부당했던 일본은 중국의 스텔스기 시험비행 성공으로 또다시 F-22 구매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