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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1년 01월 14일(金)
‘반값 등록금’ 역시 국민 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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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고려대 교수 경영학

무상급식과 무상의료를 간판으로 내건 민주당이 내친 김에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까지 당론으로 추진하려 하고 있다. 재정적자 지속으로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위기 상황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특히 무상급식의 경우는 경제적으로 부담 능력을 갖추고 실제로 부담하기를 원하는 고소득층까지 예외없이 무상으로 처리하겠다며 ‘보편적 복지’라는 미사여구까지 동원하고 있다.

무상급식 일괄 적용의 논거는 저소득층에 한정할 경우 급식비가 면제되는 학생이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다. 이는 학교계좌 자동이체를 통해 학생들이 급식비 납부 여부를 알 수 없도록 하면 문제될 일이 아니다. 현행 건강보험제도에서도 사소한 증세로 병원을 찾는 과잉진료와 의약품 과다사용으로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무상의료가 실시되면 진료비 본인 부담분의 견제 장치마저 풀려 병원진료는 더욱 폭증하고 의료비 재정적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무상보육은 저출산 대책을 위해 수혜 범위를 점차 확대 조정할 필요가 있으나, 재원이 확보되는 범위에서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학생들에 대한 ‘반값 등록금’은 극단적 포퓰리즘의 대표적 산물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정부가 대학 지원금 예산을 대폭 삭감해 등록금이 3배로 인상되자 대학생들이 격렬한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도 주(州)정부마다 대학 지원금을 삭감해 주립대학을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폭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반값 등록금’은 소득 1분위까지는 등록금 전액, 4분위까지는 반액, 5분위까지는 30%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근로장학금도 5만명까지 확대함으로써 매년 3조2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대학교육이 국민의 보편적 교육과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반값 등록금’은 복지정책으로 분류하기도 어려운 선심성 표몰이 구호다. 더구나 구체적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4대강 사업비 절감 운운하는데, 이미 지출된 일회성 투자사업 예산으로 매년 반복되는 경상비 예산을 충당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다.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5~34세에 대학교육을 이수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은 55.5%다. 이는 미국 40.4%, 영국 37.1%, 독일 22.6%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며, 일본의 53.7%보다도 높다. 대학 졸업생은 많으나 교육기관의 투자와 성과관리 부족으로 교육의 질이 낮고 졸업생의 산업 현장 적응력도 부족해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우수한 학생이 경제 사정으로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는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학생들에겐 장학금이 지원돼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대학 등록금 자체를 반값으로 내리겠다는 것은 국민 기만일 뿐이다.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교원 확보와 우수한 시설 구비가 시급하다. 하지만 ‘반값 등록금’은 이러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한 투자 재원을 반감시킬 것이다.

‘반값 등록금’을 내세워 민심을 현혹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마이스터고와 같이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데 정부의 재정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에 대해서는 특성화와 성과관리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배정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기보다는 산업 현장 적응 능력을 2배로 강화할 수 있는 교육 여건 조성에 재정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대학 등록금 문제는 학자금 융자의 보편화와 기부문화 확산을 통한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장학금 확충 등 근본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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