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추가案만 다뤄야” 민주·선진 “기존案까지”

지난해 말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안의 국회처리 방안과 관련,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에 계류 중인 기존협상안에 추가협상안을 합쳐 ‘통합심의’할 것인지, 추가협상안만 ‘분리심의’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조율에 들어갔다. 정부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분리심의가 가능하다고 보고 한나라당과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야당은 분리심의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국회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남경필(한나라당)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은 9일 한·미 FTA 관련 당정회의에 앞서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기존협상안에 추가협상안을 통합한 한·미 FTA안의 상임위원회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와 법제처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와의 입장 조율 여지를 남겼다. 법제처는 이미 본회의에 올라가 있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추가협상 부분을 상임위에 상정해 토론하는 수순이 남았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있다. 한나라당은 추가협상안의 국회 처리와 관련해 ‘공청회와 여론을 고려한 순리적 해결’이란 원칙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정부가 전날 국무회의에서 자동차와 돼지고기 일부 품목 관세 철폐 일정 조정 등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를 담은 서한교환안을 의결하자 격렬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번 한·미 FTA 재협상은 명백하게 불평등, 불공정 협상”이라며 “공이 국회로 넘어왔지만 미국과 몇몇 대기업만 이익을 보는 협상을 비준동의할 순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더구나 야당은 분리심의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기존협상안의 외통위 통과도 물리력에 의한 절차상 하자가 있었고 추가협상안 내용 자체도 기존 협상내용을 수정하는 것이어서 당연히 상임위가 통합심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