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7] 오달수 “편집도, 숨을 곳도 없는 무대… 긴장되지만 언제나 ‘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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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선 연기가 좀 안좋았다 싶으면 영화관에 안가면 되지만 연극은 완전히 발가벗겨진 상태로 어디에도 숨을데가 없으니 특히 어려운 것 같아요.”

스크린에서 ‘명품 조연’으로 맹활약 중인 배우 오달수(43)가 ‘친정’인 무대로 돌아왔다. 창작극‘해님지고 달님안고’를 통해서다.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오달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극단 ‘신기루 만화경’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연극계에서 주목 받는 신진 극작가 동이향과 연출가 성기웅이 손잡고 만든 창작극이다. 이 작품은 아버지와 단둘이 고립된 상태에서 자란 아이가 아버지의 구속과 집착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오달수가 맡은 ‘황노인’은 아내에게 버림받은 뒤 딸에게 집착하게 되는 비정한 아비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딸의 손에 의해 쓸쓸한 죽음을 맞게 된다.

“황노인은 아이에게 집착하다보니 혼자 외롭게 남게 되는 인물예요. 최대한 외롭고 측은해 보이는 인물로 그려내려고 하는데 이런 점을 마음 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는게 쉽진 않아요.”

영화에서처럼 ‘오구’ ‘코끼리와 나’ ‘남자충동’ 등 연극에서도 코믹한 역을 주로 해왔던 그가 이번에는 코믹 이미지를 벗고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를 소화해야한다.

“알고보면 나도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라는 그는 “연기에서 쉬운 역할은 없겠지만 사실 관객을 울리는 연기보다 웃기는 연기가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예전만큼 해선 안웃을지도 모른다는, 자꾸 보니까 이젠 물린다는 느낌을 줄까봐 두렵죠. 늘 서는 무대지만 관객들을 무작정 웃겨보라고 하면 정말 못할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그와 극단 ‘신기루 만화경’에도 새로운 도전이다. 그와 함께 극단을 이끌어온 극작가겸 연출가 이해제 씨가 오랜 안식년에 들어가고 동이향 씨가 새로운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기 때문이다.

“후배 녀석이 10여년 동안 혼자 극단을 끌어와서 안식년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해제처럼 앞으로 동이향이 예술감독으로 극단을 맡아줬음 해요. 가능하면 외부의 실력있는 연출가들도 초청해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볼까해요.”

그가 ‘조연’ 꼬리표를 떼고 주연을 맡은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은 현재 올해 개봉한 영화중 최고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고, 오는 17일이면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도 개봉된다. 지난 10일 막을 올린 ‘해님지고 달님안고’도 속속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가히 ‘달수의 전성시대’다.

“데뷔 이래 이런 경우는 처음예요. 다행히 작품마다 캐릭터가 달라 저의 여러 면을 볼수 있을거예요. 연극 연습한다고 영화 쪽엔 신경을 많이 못써서 미안하지만 여기가 제 뿌리다보니 어쩌겠어요. 열심히 할수밖에 없겠죠.”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오는 27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이다 2관에서 공연한다. 02―762―0010

박미영기자 my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