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찰 역기능 최소화 위한 사회적 합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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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졸업식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이것이 건전한 졸업식 문화 확립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올바른 교육 문화 형성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이선영(43·사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발정책국장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가 주도하는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자신을 위한 축제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면서 ‘알몸 졸업식’과 같은 왜곡된 방향의 졸업식 문화가 생겨난 것”이라며 “입학 후 학생들이 동아리나 학회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장려해 졸업 전시회나 동아리 공연같이 건전한 방식으로 졸업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폭력적인 졸업식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와 경찰의 ‘졸업식 감시’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알몸 졸업식같이 사회적 우려를 자아냈던 일부 학생들의 행위는 학교 선후배 사이에서 대를 이어온 나쁜 문화”라며 “소수의 악동이 다수 학생들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경찰력 동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폭력을 수반한 졸업식 문화가 일반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차원을 넘어 여론이나 사회 인식이 이를 인권 침해 차원에서 받아들이기 시작한 점에서 개선돼야 할 사회적 문제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국장은 “졸업식 경찰 순찰을 둘러싸고 이번 졸업 시즌에 불거진 반발과 경찰 순찰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려는 사회적 고민과 합의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진정한 축제로 졸업식 문화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졸업식은 3년의 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새 출발을 기념하는 ‘축제’라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건전한 졸업식을 치를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자율과 책임, 그리고 학교 주도가 아닌 학생이 주도하는 졸업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라고 말했다.

김영주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