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체벌,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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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체벌’ 허용 여부를 놓고 교육과학기술부와 일부 교육청이 갈등을 빚으면서 일선 학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18일 발효된 시행령에서 도구와 손 등을 통한 직접 체벌을 금했지만,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훈육ㆍ훈계’라는 구절을 통해 간접 체벌 권한을 각 학교에 보장했다.

교과부는 이달 말까지 ‘각 학교가 간접 체벌과 관련된 학칙 개정을 검토할 수 있게 지도해달라’는 공문을 시도 교육청에 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올해부터 모든 체벌을 금지한 경기도교육청 등 일부 진보 교육감들은 ‘간접 체벌도 반(反)인권적’이라며 교과부의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더욱이 간접 체벌을 할 수 있게 학교생활규정을 고치는 학교에 대해서는 ‘조례 위반’으로 보고 행정·인사 제재를 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일선 학교들은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의 상위법인 시행령과 상급기관의 도교육청 지침 사이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직속 상급기관인 도교육청의 지침을 우선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교과부에서 관련 공문이 내려올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성남의 한 고교 교감은 “아직 교과부로부터 공문이 내려온 것은 없지만 그런 내용이 내려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의 한 교사는 “교과부와 도교육청이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일관된 지침을 학교 현장에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는 간접체벌에 대한 명확한 용어 정리의 필요성과 두 기관의 일방적인 지침이 아닌 교사 스스로 판단해 훈육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안양고등학교의 김 모 교사는 “우선 어디까지가 간접체벌인지 명확한 용어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교육청이든 교과부든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교사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을 자꾸 줄여가고 있는데 교육목적을 교사에게 맡겨줬으면 한다. 너무 성급하게 교육 외적인 문제로 간섭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내 각급 학교들은 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에 맞춰 올 신학기를 앞두고 이미 모두 체벌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 시행령에 학교 구성원들이 합의하에 체벌 여부를 정하도록 한 만큼 간접체벌 허용을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합의하지 않는 이상 이를 따를 필요가 없다”면서 “이미 간접체벌 금지 조례가 시행 중인 경기도에서는 학칙을 개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잘라말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