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7] 한국어 ‘술술’ 파란눈 배우들 안방서 맹활약

최근 안방극장엔 눈에 익은 외국인 배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목극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로열패밀리’의 지난 24일 방송에는 의문의 외국인 청년이 출연했다. 한국계 흑인 혼혈인 조니 역을 맡은 이 배우는 영화 ‘방가 방가’와 ‘이태원 살인 사건’ 등에서 얼굴을 알린 바 있는 피터 홀먼이다. 또 ‘시크릿 가든’에서 액션영화 감독으로출연했던 케빈 위어는 ‘마이 프린세스’에 이어 ‘로열패밀리’에도 잇따라 등장해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혼혈·외국인 배우들의 출연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국제화 시대의 트렌드를 녹인 드라마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배우들이 ‘필수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계 혼혈배우 군단에는 할리우드에도 진출한 다니엘 헤니를 선두로 션 리차드, 데니스 오, 줄리엣강, 리키 김 등이 활동 중이다. 다니엘 헤니는 2005년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뒤 KBS ‘봄의 왈츠’와 ‘도망자 플랜B’, 영화 ‘Mr. 로빈 꼬시기’ ‘마이 파더’로 특급 스타가 됐다. 그는 뛰어난 외모를 바탕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엑스맨 탄생:울버린’과 CBS 드라마 ‘쓰리 리버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데니스 오는 MBC ‘달콤한 스파이’와 ‘에덴의 동쪽’에, 션 리처드는 SBS ‘제중원’과 ‘아테나:전쟁의 여신’에 각각 주조연으로 출연했다. 또 리키 김은 SBS ‘온에어’, ‘제중원’, ‘아테나:전쟁의 여신’를 거쳐 현재 ‘마이더스’에 출연 중이고, 줄리엔 강은 MBC ‘지붕뚫고 하이킥’ ‘로드 넘버 원’ ‘드림’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연예계에서는 혼혈배우의 성공 관건으로 한국어 구사 능력을 꼽는다. 혼혈배우들은 외국인 배우와 달리 한국어와 외국어 대사를 동시에 구사해야하는 역할을 주로 맡기 때문이다. 외국인 배우들의 활약도 과거보다 급증했다. 대개는 전문 배우가 아니고 별도의 직업을 가진 주한 외국인들이 아르바이트 삼아 배우 활동을 하지만 이들 중에는 전문 배우 뺨치는 연기력을 뽐내는 일도 있다. SBS 주말극 ‘신기생뎐’에서 기생집 부용각의 영어 강사로 출연 중인 미국인 마이클 블렁크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까지 겸비해 드라마 관계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가 점점 국제화하면서 혼혈·외국인 배우들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들의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 한국배우 못지 않게 작품 속에서 포인트를 주는 역할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미영기자 my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