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4월은 운명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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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의 운명을 가를 4월 국회가 시작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0일 전체회의에서 강제적 셧다운제(일정 시간 청소년들의 게임사이트 접속을 제한하는 것)가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그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가 합의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표결 처리키로 해 법안 처리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단 법안 통과를 앞두고 여성부의 입장이 더욱 강경해져 업계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 법안이 개인과 기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선택권을 위축시키는 불필요한 조치로 ‘위헌’ 소지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백희영 여성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게임중독 청소년은 충동적이며 사회적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져 결국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뇌질환을 갖게 된다”며 “하체부실로 정자 수가 감소해 임신이 어려워지고 결국 사회 생산 인력이 될 수 없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참석자는 오픈마켓 활성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도박 게임기, 선정성 게임기를 들고 다니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의학적 연구나 과학적 근거없이 ‘무조건 게임이 문제’라는 기존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강제적 셧다운제가 필요하다는 진영에서 계속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내는 것과 발맞춰 여성부가 지난해 12월 문화부와 합의한 조정안 대신 여성부의 단독안을 국회에 내놓을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기존 게임산업진흥법 내 규제안과 함께 이중규제가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논의 중인 법안에 대해 법률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규제를 최소화하고 적용 대상과 요건 등을 법률로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헌법 정신인데 셧다운제는 모든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약하는 강한 규제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정경석 변호사도 “최근 여성부에서 제기되는 게임에 대한 규제 논의는 게임산업 진흥에 찬물을 끼얹는 감이 있다”며 “특히 여성부가 주장하는 18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심야시간 강제적 접근차단(게임 셧다운제) 조치는 이미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전체이용가나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은 게임에 대해 다시 그 이용시간마저 제한하는 것으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셧다운제의 적용은 우리나라 게임서비스제공업자가 제공하는 게임에만 해당이 될 텐데, 이 경우 심야시간에 청소년들이 해외의 게임서비스제공업자가 제공하는 게임에 접속하는 것까지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국내 게임서비스제공업자에 대한 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