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얼음속 ‘불멸의 존재’ 가능한가

‘냉동 인간’의 과학적 근거를 최초로 제시하며 그 실질적인 가능성을 이야기한 책이다. 1962년 미국에서 출간된 책은 인간 불멸의 시대를 전망,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영원한 생명을 가능하게 할 냉동보존술의 과학적 가능성 등 인간 능력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농후한 기술들을 열거하고 있다. 1962년 당시 컴퓨터 기술, 생명공학, 신경공학 등이 걸음마 단계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자의 상상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극단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는 화학적 움직임이 완전히 멈춘다는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인체를 액체질소 속에 냉동시킨 후 보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머지않은 시기에 기술이 발달해 냉동 과정에서 생긴 손상을 치료하고 사망의 최초 원인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결국 냉동을 통해 인간은 ‘불멸의 존재’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냉동 인간의 부활이 가져올 윤리·철학·종교적 문제까지도 다루고 있다. 저자의 주장과 전망에 대한 동조 여부는 독자의 몫이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