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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300자 책읽기 게재 일자 : 2011년 05월 13일(金)
‘명랑’ 뒤에 숨은 일제의 ‘감정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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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 / 소래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명랑(明郞)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다. 하나는 ‘흐린 데 없이 밝고 환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유쾌하고 활발함’이다. 날씨를 표현하는 데 쓰는 첫 번째 의미는 현재 거의 사용하는 경우가 없고, 사람의 성격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두 번째 의미로 주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해 보이는 명랑이란 단어에 1930년대 식민통치와 근대 자본주의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면. 울산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근대에 만들어진 ‘명랑’을 통해 한국 근현대의 감정 문화사를 들여다본다.

저자에 따르면 명랑은 1930년대를 지배했던 몇 가지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만들어지거나 발견된’ 말이었다. 단적인 예로 1930년대에 갑작스럽게 명랑이란 단어가 유통된 데는 조선총독부의 ‘감정 정치’가 큰 몫을 했다.

이 시기 총독부가 조선을 식민지 체제에 맞게 개편하고 조선인들의 신체와 두뇌를 통제하려 했던 ‘명랑화’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다. 책엔 2000년대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걸 그룹’의 ‘걸’과 1930년대 ‘직업여성’으로서의 ‘걸’을 비교하면서 명랑이 강압적 통제를 정당화하려는 총독부의 통치 이데올로기였다는 점도 아울러 밝힌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
e-mail 김도연 기자 / 전국부 / 부장 김도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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