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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1년 05월 13일(金)
세상을 지배하는 ‘가격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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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가격 / 에두아르도 포터 지음, 손민중돚김홍래 옮김/김영사

사람들은 흔히 가격이란 단어를 말할 때, 눈에 보이는 상품만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도 그럴것이 휴대전화라든가 라면, 컴퓨터, 자동차 등 눈에 보이는 모든 상품에는 가격이 매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에도 가격이 있을까. 있다면 그 가격은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어떻게 책정되며, 어떤 영향을 사람들에게 미칠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가격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과 행복, 여성, 노동, 문화, 신앙, 미래 심지어 ‘공짜의 가격’까지 “가격은 모든 곳에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이런 유무형의 가격들이 어떻게 인간을 움직이는지, 가격이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났을 때 어떤 손실을 가져오는지를 사회학과 경제학, 심리학 등의 논거를 통해 흥미롭게 보여준다.

생명의 값어치는 어떻게 책정될까. 9·11희생자보상기금을 생각해 보자. 미 의회는 희생자 가족의 ‘경제적 손실’과 ‘비경제적 손실’에 기초한 엄격한 보상 지급 기준을 설정했다. 그런데 ‘경제적 손실’과 ‘비경제적 손실’은 또 어떤 기준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희생자들이 죽어서 얻게 된 가치 속에는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경험했던 불평등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30대의 남성은 약 280만달러로 가격이 책정된 반면, 70세가 넘은 남성은 60만달러 이하로 평가됐다. 또 희생자들 중 연봉 400만달러 이상인 8명에 대해서는 직계가족에게 640만달러가 지급된 반면, 최저 가격의 희생자는 25만달러로 평가됐다.

공해의 가격은 어떤가. 가난한 나라일수록 공해의 가격이 낮다.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은 경제성장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오염을 수용한다. 하지만 공해의 가격은 국가가 부유해질수록 상대적으로 상승한다. 그러다 언젠가는 국가의 경제개발 노선을 바꿀 정도로 그 가격이 비싸지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고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을 꼽을 수 있다. 저자는 “중국이 성장해가면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 하나를 건설하는 비용은 산성비와 지구 온난화, 기타 환경 오염에 그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의 관점에서 비교했을 때, 언젠가는 중국이 생산량 증가에 부여하는 가치를 초월하게 될 것이다”고 진단한다.

그런가하면 공짜의 환상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마트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드립니다’는 이른바 ‘1+1’판매방식이나, 심야 케이블 TV에서 ‘지금 전화하면 주문한 것 외에도 특별한 고급 선물을 드립니다’라는 쇼핑 호스트의 매력적인 목소리에는 공짜라는 매혹적인 무기를 이용해 기업들이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전형적인 마케팅 수법이 녹아 있다. 저자는 “공짜라는 개념은 우리가 돈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돈을 쓰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이처럼 가격의 베일 뒤에 작용하는 기업의 이해관계까지 아우르며 시장과 기업, 소비자를 움직이는 가격의 미스터리를 풀어 헤친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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