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건설경기 침체기 투자법 대물변제 부동산 노려라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건설시장 전체 불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견 건설사들이 쓰러지면서 알짜 건설사들조차 자금줄을 바짝 조이는 상황이지요. 이런 시기에 부자들은 어떤 투자를 할까요. 현금을 보유하고 느긋하게 기다릴까요.

대부분의 부동산 부자들은 급매물을 사기도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물건 찾기에 나섭니다. 특히 건설시장 장기불황이 이어질 때 부동산 중개시장 밖에서 나오는 고수익 매물을 노리지요. 이른바 ‘시장 밖 물건’이라고 불리는 대물변제(代物辨濟) 부동산입니다.

대물변제 부동산은 문자 그대로 시행·시공사가 하도급업체에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등의 공사를 맡겼으나 미분양 등으로 자금난에 봉착해 공사대금 대신 떠넘기는 부동산입니다. 건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수록 이런 물건이 많이 나온다고 하네요. 대물변제 부동산은 보통 분양가에서 1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하도급업체 등에 준다고 합니다. 이 부동산을 하도급업체가 현금 확보용으로 되팔면서 싼값에 나오지요.

대물변제 부동산은 하도급업체가 현금 확보 차원으로 급하게 파는 물건인 만큼 대부분 시중 급매물보다 가격이 더 낮게 나옵니다. 이에 따라 물건을 잘 골라 적기에 매입할 경우 시세보다 40% 이상 싸게 사는 사례도 있습니다. 입지조건이 좋은 아파트의 경우 워낙 수요자가 많아 잘 나오지 않지만 오피스나 상가 등은 10여실이 한꺼번에 나오기도 하지요.

대물변제 부동산은 하도급업체를 직접 알거나 공사 현장 인근 중개업소, 사업지 공사 담당 책임자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놓으면 매물을 의외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 이들이 미등기 전매 급매물 형태로 알선하는 경우도 많지요. 대물변제 부동산 투자를 원할 경우 공사현장 책임자나 하도급업체를 모르더라도 사업지 주변 중개업소와 꾸준히 교류하면 매물 출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평소 교류가 중요한 셈이죠.

다만 대물변제 부동산은 위험성도 상존합니다. 당장 돈이 급한 하도급업체들이 이중 분양, 탈법 분양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물변제 물건을 떠안은 하도급업체들이 여러 사람에게 일단 계약금조의 선급금을 받아 급한 곳에 사용해 버리는 것이지요. 이럴 경우 계약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소송 등을 통해 실계약자를 가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합니다. 또 골조만 올라간 채 완공되지 않은 물건은 설계변경 등으로 장부상 매물이 될 수도 있고, 시공사 부도로 장기간 소유권 이전을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일반투자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대목이지요.

대물변제 부동산은 서로 잘 아는 지인을 통해 합법적으로 소개받아 매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싼 매물이라고 무턱대고 사지 말고 꼼꼼히 따진 후 투자하는 것이 부동산 재테크의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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