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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癌을 극복하는 사람들 게재 일자 : 2011년 05월 20일(金)
“혈변·아랫배 통증 잦을땐 꼭 대장내시경 검사를”
30년 동안 대장암 치료 김선한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김선한 고려대 안암병원 외과 교수가 지난 11일 병원 수술실에서 한 직장암 환자에 대한 3차원 영상에 나타난 병변부위를 가리키고 있다.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대장암은 로봇수술 등 수술방법과 방사선 치료, 항암제가 크게 발전하면서 완치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가족력이 있거나 용종이 발견된 대장암 고위험군의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40대부터 3 ~ 4년에 한 번씩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김선한(53) 고려대 안암병원 외과 교수(대장항문분과장)는 지난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대장내시경 검사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국가 암검진 사업으로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분변잠혈검사와 S결장검사만으로도 대장암 발견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이처럼 대장암 조기 발견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폐암을 제치고 위암, 갑상선암 다음으로 많이 발병하고 있으며 남성 암 중에서는 2위, 여성 암에서는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육류 섭취 등으로 우리나라 대장암도 서구처럼 ‘넘버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대장암 증가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뤄져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수술 방법에 있어 높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는 복강경 수술은 물론 로봇수술 기술도 계속 진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1983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뒤 30여년 동안 대장암 분야 치료에 한 길을 걸어온 김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장암 로봇수술 분야의 권위자이다. 그는 지난 2009년 1월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에서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클리블랜드클리닉으로 직장암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 수술 생중계)’를 실시하기도 했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10년 빨리 로봇수술을 도입했지만 대장암 분야는 아직 널리 적용되지 않고 있어서다. 로봇수술법을 미국에 ‘역수출’한 케이스다.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대장암은 대표적인 서구형 암이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활성화되면서 과거에는 모르고 돌아가셔던 분들에서 대장암이 발견돼 늘어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섭생과 관련이 더 크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기름기 많은 고지방식과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아시아권에서도 대장암이 예전에는 다 적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인 싱가포르에서는 대장암이 넘버 원이고, 역시 3만달러인 대만도 1등이다. 2만달러 정도인 우리나라에서도 대장암이 언제 2위가 되느냐 그러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김치 없이도 밥을 먹는다. 이들이 주역인 40대가 되면 대장암이 제일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육류 중에서도 붉은 색 고기는 붉은 색을 만드는 ‘헴(헤모글로빈) ’성분이 고온에서 요리되면 직접 발암물질로 변한다. 또 고기 소화에 필요한 담즙산이 과도하게 생성돼 소장에서 다 흡수되지 못하고 대장으로 가서 세균과 합쳐져 대장세포의 발암물질로 바뀐다. 그래서 섬유질을 함께 먹는 게 중요하다. 섬유질은 장 속 세균과 합쳐지면서 장을 부풀어 오르게 해 대변을 빨리 내보내게 된다.”

―대장암 종류와 병기별 생존율은.

“직장암을 포함해 대장암이라고 한다. 직장을 뺀 것은 따로 결장암이라고 한다. 직장암과 결장암은 전체적으로 발병률이 반반 정도 된다. 대장암 5년 상대 생존율은 지난 1990년대 50%대에서 2008년 기준 70.1%로 크게 향상됐다. 대장암은 암세포가 대장 점막하층과 근육층까지 있으면 1기이고, 대장 근육층을 뚫고 나가면 2기라고 한다. 3기는 주변 임파선 전이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4기는 암세포가 핏줄을 따라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것을 말한다. 2기부터는 진행성 대장암이라고 한다. 암세포가 대장 점막 안에만 있으면 0기인데 100% 완치된다. 1기 생존율은 95%이고, 2기는 85~90%, 3기는 65~70%, 4기는 10~15%이다. 10년 전만 해도 대장암 3기면 반은 살고 반은 죽었다. 지금은 치료방법이 좋아져 생존율이 많이 올라갔다.”

―생존율이 크게 올라간 이유는.

“초기 진단 환자 수가 늘고, 여기에 전체적인 치료 방법이 좋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국가 암검진 사업은 잠혈검사와 S결장검사만 한다. 대장내시경은 안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많은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잘 돼 있고 비용도 싸다. 미국은 전신마취 수준으로 내시경을 하는데, 비용이 매우 비싸다.”

―치료방법은 어떤 게 있나.

“제일 중요한 게 수술이다. 대장암, 특히 직장암은 10년 전부터 수술 방법이 많이 달라졌다. 암 중 유일하게 대장암은 배꼽에 구멍을 뚫고 수술장비를 넣어 수술하는 복강경과 개복수술(복부를 길게 절개하는 수술)이 동일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개복하지 않으면 면역 기능이 좋아진다. 개복수술이 힘든 고령 환자 등 과거 치료를 포기했던 분들도 의사 입장에서 수술을 권할 수 있게 됐다. 직장암의 경우 방사선 치료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꽤 많이 나왔다. 특히 수술 전 방사선 치료는 3기 이상 진행된 직장암에서 암 크기를 줄여 수술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항암 치료제도 좋은 약들이 많이 개발됐다.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치료제 개발도 많이 되고 있고, 실제 임상에서 많이 쓰고 있다. 치료 성적을 올린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대장암 수술에서 로봇수술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

“직장암 수술은 좁은 골반강 내에서 이뤄지는데 시야 확보가 어려운 수술 중 하나다. 로봇 수술은 3차원 입체 영상을 통해 해부학적인 구조 파악이 쉬워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복강경 수술은 1000건을 넘게 했고 2008년부터 시작한 직장암 로봇 수술은 250건 정도 했다. 200건 넘는 의사가 전세계적으로 몇 명 안 된다. 내 경험으로는 로봇 수술이 안전성과 정밀성, 부작용 완화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본다. 연세대와 경북대와 함께 로봇 수술의 장점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도 시작했다.”

―대장암 연구의 최신 경향은.

“수술 전 방사선 치료로 암 크기를 줄여 항문을 들어내지 않고 보존하는 수술이 현재 이뤄지고 있지만 기술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 또 과거 치료를 포기했던 간, 폐 전이 대장암도 표적치료제를 썼을 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재발한 대장암은 과거에는 손을 못 댔지만 지금은 크기를 줄여 재수술한다든지 여러 방법이 적극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치료 방법 중에 인조항문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성공률이 아직 높지 않지만 10년쯤 뒤에는 항문을 들어내더라도 전기적 장치를 이용해 괄약근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조항문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장암 환자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의사들조차도 잘 안 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검사가 생각보다 덜 고통스럽고 정확도가 꽤 높다. 변비나 설사가 갑자기 많아지고 변이 가늘어지고, 피가 계속해 나온다든지, 아랫배가 아프다든지 하면 걱정하지 말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를 권한다. 또 대장암은 진행된 암도 약물을 포함해 좋은 치료법이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했으면 좋겠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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