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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국제] 게재 일자 : 2011년 05월 31일(火)
“덩샤오핑, 中 발전전략 ‘박정희 모델’ 모방“
윌리엄 오버홀트 美 하버드대 연구원·中國 전문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 오버홀트 = 하버드대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한 뒤 예일대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랜드연구소 아태정책센터 소장으로 일했으며 ‘지정학의 변환’등 아시아 관련 6권의 저서가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전문가인 윌리엄 오버홀트(66·사진)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애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0일 중동지역의 반정부시위가 중국에 미칠 파장과 관련, “중국인들의 80% 이상이 중국의 발전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재스민혁명 같은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몽고 자치주 시위가 중국판 재스민혁명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없겠느냐는 질문에 오버홀트 선임연구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가진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지난해 퓨여론조사에서 중국인들의 자부감은 87%인 반면 이집트인들의 그것은 28%에 불과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오버홀트 연구원은 ‘중국의 부상’(The Rise of China)이란 자신의 책제목처럼 급속히 성장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성장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중국이 이 같은 중대한 전환기를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지속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버홀트 연구원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가진 “금융위기 이후 동북아시아’에 대한 특강에서 “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화, 글로벌세계로의 통합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낸 아시아의 떠오르는 스타이며, 한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국내 정치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보다는 늘 올바른 선택을 해왔다”고 후한 평가를 했다.

―한국에 대해선 낙관, 일본에 대해선 비관, 중국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는데 한국에 대해 유난히 호의적으로 보는 이유가 있는가.

“1973년 한국에 처음으로 온 이래 거의 매년 서울을 방문하면서 한국경제발전 전략에 대해 연구를 해왔는데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당시 거리에서는 박정희 독재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많았는데 나는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문제를 둘러싼 한국 논의에 아주 깊이 빠져들었다. 후에 중국에 가서 보니, 중국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 나는 덩샤오핑(登小平)이 한국의 발전전략, 그러니까 ‘박정희모델’을 그대로 카피(copy·모방)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박정희모델 모방은 어디까지 갈 것으로 보는가. 민주주의로의 전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가

“분명하지 않다. 현재 중국은 내외적으로 수많은 문제가 중첩되어 있어 아주 중대한 터닝 포인트를 맞고 있다. 중국의 일부분, 즉 상하이(上海)나 베이징(北京), 광저우(廣州)는 한국의 1970년대 1979년 상황과 유사하다. 정치적 변화의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와 원자바오(溫家寶)가 출생한 고향은 여전히 농업지역이다. 그러니 중국이 어떻게 변화와 이행을 할 것이냐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를 전에 만나보니 그는 미국의 어느 한국학 교수보다 한국의 역사에 대해 해박하더라. 한국의 정책 결정과정의 역사를 아주 구체적으로 파악하면서 중국이 닥친 문제를 거기에 적용해 해법을 찾곤 했다. 그러나 요즘 중국의 지도자들은 한국의 경우를 면밀하게 보지 않는 것 같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중국의 잠재적인 민주적 이행을 검토하면서 대만이나 일본, 멕시코, 유럽의 경우를 검토하곤 했는데 한국에 대해 그리 깊이 언급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박정희모델에 대한 국내학계의 평가는 논란이 있고 여전히 논쟁적인데.

“내부적으로 그런 얘기가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의 오늘은 박정희모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늘 민주주의를 얘기하는데 민주주의는 극단주의적인 빈곤과 갈등이 있는 곳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박정희의 정치적 배경은 아주 극좌였던 것은 사실인데 중요한 것은 그가 정치적 입장이나 이데올로기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경제가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한국을 살릴 방법을 모색했다는 점이다. 그게 아시아의 모델이 된 것이다.”

―한국의 리더십과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펴왔는데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임기말이 가까워지면서 이 대통령의 여론지지도는 점점 떨어지는 상황인데.

“어떤 성공도 문제없이 이뤄지는 것은 없다. 나는 개개지도자의 국내정치적 문제를 언급하기보다 대체적인 흐름을 얘기해왔다. 일본은 수많은 총리가 나왔지만 그간 일관되게 정책을 잘못 폈고 정부관리도 제대로 해오지 못했다. 반면 한국의 지도자들은 이념이나 경향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지속적으로 글로벌세계로 통합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해왔고, 자유무역협정(FTA)도 적극적으로 체결해왔다. 모든 지도자들이 경제투명성을 견지하는 쪽,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쪽으로 일해왔다. 한국은 일관되게 일본보다 나은 지도자를 가졌고 한국지도자들의 수준은 세계의 나머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도 월등하다.”

―일본의 지도자에 대해 비판적인 이유는.

“일본의 정치는 늘 정치 발전논리에 따르기보다 경제적 이권그룹에 의해 휘둘려왔다는 점이다. 정치 시스템도 전혀 경쟁적이지 못하다. 정책에 있어서도 일본의 자민당은 구기업가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민주당은 좌파와 리버럴, 보수파 세력이 연합되어 있어 한방향으로 가기 힘든 구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본의 유권자들은 어떤 투표를 해야 정책의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자각이 덜한 것 같다. 정치인들은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고 정치게임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니 일본의 상황이 저렇게 된 것이다.”

―일본 언론은 총체적인 시스템 리셋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일본인은 그런 것을 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만약 외부에서 그런 것이 온다면 모를까. 현재는 그런 아웃사이더에 개혁이 강제되기도 힘들다.”

◆ 오버홀트 = 하버드대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한 뒤 예일대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랜드연구소 아태정책센터 소장으로 일했으며 ‘지정학의 변환’등 아시아 관련 6권의 저서가 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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