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로비 파문 확산>檢의 칼날위에 선 ‘광주일고 人脈’

부산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선상에 광주일고 인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핵심 관계자뿐 아니라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인물과 로비를 받은 의혹이 있는 금융계 고위 인사까지 모두 광주일고를 축으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광주일고 출신 인물은 10여명에 이른다. 부산저축은행을 둘러싼 광주일고 출신들의 ‘인의 장막’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2일 대검 중수부에 소환된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비롯,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와 핵심 경영진까지 모두 광주일고 출신이다. 김 원장은 부산저축은행이 대전·전주 저축은행을 인수한 전후인 2008~2009년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으로 인수·합병(M&A) 인허가를 담당했다.

김 원장은 박연호(61·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광주일고 후배다. 김양 부회장(59·구속기소)과 김민영(65·구속기소) 부산·부산2저축은행장, 오지열(59·구속기소) 중앙부산저축은행장, 문평기(63·구속기소) 전 부산2저축은행 감사 등도 광주일고를 나왔다. 검찰은 이 같은 학연이 로비에 활용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실제 ‘호남지역 마당발’로 정·관계 로비 창구로 지목되는 박형선(59·구속) 해동건설 회장은 김양 부회장의 광주일고 동기 동창으로 부산저축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부산저축은행이 2010년 금융감독원의 대손충당금 적립 요구로 유상증자를 할 때 삼성꿈장학재단과 학교법인 포스텍에서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끌어온 KTB자산운용의 장인환(52) 대표 역시 박 회장의 광주일고 후배다. 장 대표는 또 삼성꿈장학재단, 포스텍에서 각각 기금운용위원과 투자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두 기관의 기금을 운용하는 당사자가 증자를 주선한 것이다. 장 대표는 검찰 수사 초기 참고인 조사에서 “부산저축은행의 분식회계에 속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그룹은 2010년 말 전방위 구명 로비에 나섰다. 자연스럽게 학연과 지연을 중심으로 로비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검찰의 수사가 확대될 수록 김양 부회장, 박형선 회장 등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광주일고 동문 장관 출신 고위인사,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에게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백기·김영주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