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예술로 일깨운 ‘사색하는 삶’

느낀다는 것 / 채운 글, 정지혜 그림 / 너머학교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 느낌은 한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동일한 대상에 대한 느낌도 그때그때 바뀐다. 무언가 내게 말을 걸어오는 느낌, 이 책은 그 느낌과 더불어 변신하는 삶을 일깨운다.

‘나는 느낀다. 고로 존재한다’며 느낌의 달인이 되기 위한 노하우를 미술 음악이야기와 더불어 풀어낸다. 더 많이 더 깊이 더 잘 느끼는 예술가들이 그렇듯 ‘비우고, 의심하고, 변신하고, 경계를 넘나들고, 전달하고, 벗을 사귀는 가운데 보다 큰 세계로의 도약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존재하는 신비로운 무엇을 감지하고 표현하는 사례로 고흐, 세잔느, 고야, 요셉 보이스, 정선 등 동서양 명작들이 등장한다.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뒤 ‘연구공간 수유+너머 남산’에서 연구 중인 저자는 문화예술을 통한 느낌의 개발, 삶의 도약을 지적하는 한편, 미술 음악의 세계로 인도한다. 10대 청소년들에게 사색하는 삶을 일깨우는 ‘열린 교실’시리즈.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기획이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