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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1년 06월 13일(月)
벨기에 ‘무정부 1년’… 출구없는 터널
뿌리깊은 언어권간 갈등… 세계 최장기록 갱신중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13일로 ‘무정부’1년을 기록한 벨기에에서 정치적 위기상황이 최대 2년 더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지 일간지 르 수아르는 연정구성협상이 돌파구를 찾기는커녕 남북분열 지경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무정부 상태가 최소 6개월, 최대 2년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6월13일 총선 후 연정구성에 실패한 벨기에는 지난 2월17일 이라크가 지녔던 289일 무정부 세계최장기록을 돌파한 이래 13일 현재까지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북부 플레미시(네덜란드어권) 분리주의자들은 13일 브뤼셀에서 무정부 1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 행사를 열며, 유럽연합(EU) 집행위 본부 등이 있는 ‘뤼 드 라 로아’ 거리 이름을 ‘플레미시공화국로’로 바꾸는 상징적인 이벤트도 벌인다.

벨기에 무정부 사태는 지난해 총선에서 플레미시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신플레미시연대(N―VA)가 승리했으나, 과반확보에는 실패하면서 남부 왈로니아(프랑스어권) 사회당과 연정협상을 추진하며 시작됐다. 협상이 장기간 교착된 것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N-VA가 지역 자치권 확대와 재정적자 감축 등 정치개혁을 먼저 논의해 합의를 봐야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당의 엘리오 디 뤼포 당수는 12일 AP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N―VA의 목표는 독립”이라면서 “바로 이 점 때문에 현상의 공통분모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회당 측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벨기에 플레미시계 주민들의 친독일 과거행적을 들춰내며 흠집내기에 열을 올린 데다가, 이에 맞서 N―VA는 프랑스 문화제국주의 및 플레미시 지역에 대한 프랑스어 강제이식설 등을 제기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디 뤼포 당수가 최근 국왕 알베르 2세의 요청을 받아들여 협상중재대표직을 맡았지만, 협상이 과연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다.

현재 국정은 이브 레테름 총리가 이끄는 관리내각이 맡고 있다. 벨기에는 인종적, 언어적 갈등 역사 때문에 지방분권화가 워낙 잘돼 있는 만큼 무정부 상태로 인한 정치적, 행정적 타격이 예상만큼 크지는 않은 편이다. 그러나 국가부채의 해결을 위한 중장기 재정안정책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국제투자자들의 벨기에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이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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