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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1년 06월 13일(月)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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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균/서울대 공과대 교수 전기컴퓨터공학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지난 6일 발표한 아이클라우드가 음악·동영상·앱 등 다양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공유, 접근할 수 있는 꿈의 서비스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이미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SAP 등 많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온 디맨드(on-demand) 앱 또는 플랫폼 서비스로 선보인 바 있어 애플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애플 생태계의 근간으로 자리잡게 되는 아이클라우드는 애플의 강점인 모바일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편리성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대중화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IT산업 주도권은 아이디어와 콘텐츠, 이를 담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누가 대중적으로 선점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스마트 단말기를 제외한 전통적인 PC와 서버 컴퓨터의 기능은 클라우드 컴퓨터에 수렴되어 대중들에 의해 공유된다. 또한 이런 클라우드를 구축하기 위해 값비싼 브랜드 컴퓨터를 쓸 이유가 없다. 따라서 전통적인 PC 및 서버 컴퓨터 시장과 부품 및 소프트웨어 시장은 상당히 축소될 것이다. 2010년 하반기 HP가 최고 경영진을 교체한 뒤 클라우드 컴퓨팅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바일과 결합한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제 IT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아이클라우드가 이 시점에 위협적인 이유는 애플만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서비스를 수직적으로 융합하는 폐쇄적 시스템의 완성을 이룬다는 점이다. 애플 고유의 폐쇄적 시스템은 안드로이드와 같은 개방적 생태계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진화할 수 있어, 모바일 및 클라우드 컴퓨팅에 의해 막 시작된 IT산업의 전환기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 스티브 잡스는 이런 폐쇄적 시스템의 상대적 우위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가다.

반도체 메모리·디스플레이·가전·디지털TV·단말기 등 부품, 하드웨어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한국의 IT산업은 앞으로 IT산업의 주도권을 끌어갈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미투(me too) 스타일의 추종자(follower) 전략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IT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IT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의 정책과 투자 탓에 최근까지 글로벌 시장을 앞서갈 수 있는, 글로벌 경험을 갖춘 고급 소프트웨어 기술자와 전략가가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질은 소수의 고급 인력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 오던 단순한 소프트웨어 인력 양산 프로그램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 예측에 따르면 향후 3년간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체 컴퓨팅 수요의 15%까지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기에는 선택과 집중, 기동성이 생존의 필수 요소다. 위험 분산만을 고려해 불확실한 많은 가능성에 대해 투자할 수는 없다. 예컨대 다양한 단말기 모델 출시는 시장에서의 특정 모델 실패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연구·개발 자원의 분산과 이에 따른 제품 완성도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IT 기술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폐쇄적 시스템이 있는 곳에는 개방적 생태계가 항상 동반 성장을 해왔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산업 기반이 취약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 IT산업의 전환기를 활용해 개방형 생태계를 활용하고 하드웨어 부문의 우위를 지렛대로 이용해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분야 도약을 이뤄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도래에 따른 IT산업의 전환기를 맞아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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