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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1년 06월 14일(火)
“대선 앞둔 한·미 최대현안은 동맹도 6者도 아닌 잡·잡·잡”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너(70·사진) 이사장은 13일 “내년 대선을 앞둔 한미 양국의 최대 문제는 한미동맹이나 6자회담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라면서 “미국의 현직 대통령에게 경제성장률 1.8%, 실업률 9.1%라는 수치는 재선가도의 최대복병이 될 것이고, 이것은 실직상태에 있는 고학력의 젊은층 유권자가 많은 한국의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13~15일까지 개최하는 ‘아산 플리넘 2011 핵의 미래’ 참석차 방한 중인 퓰너 이사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의회가 오는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나서고, 한국에서도 비준이 이뤄져 조속히 협정이 발효되면 한미 양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양국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져 레임덕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은데.

“나는 이 대통령이 현재 레임덕에 처했다고 보지 않는다. 여전히 30%의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마지막날까지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본다. 이 대통령은 집권 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왔고 그 덕분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임기말이 온다고 해서 흔들리지 말고 기존의 원칙을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 1980년대 영국병을 고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늘 ‘여론조사에 따르지 말고 여론을 주도하라’며 상황을 돌파했다. 여론 지지도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산을 오르기보다 내려가기가 더 어렵다는데 이 대통령은 안전 하산을 위해 무슨 준비를 해야 하나.

“대통령은 늘 가장 중요한 핵심문제에만 집중하고, 세세한 정책 실행은 주변 참모와 각료에게 맡겨야 한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백악관의 테니스코트를 누가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까지 신경을 썼는데 그건 대통령의 할 일이 아니다.”

―그러려면 대통령과 참모, 각료를 연결하는 대통령 실장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

“정말 그렇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국내외 여러 이슈에 대해 여러 옵션을 가질 수 있도록 생각하게 하고, 그것을 언제 현실화시킬지에 대한 타이밍을 정확히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불필요한 회의를 줄여 대통령이 핵심적 이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이 폭넓게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창구를 정부 각료는 물론 여야정치인, 기업, 언론, 비판적 지식인들로까지 열어놓아야 한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을 가장 잘 보좌한 명 비서실장을 꼽는다면.

“제럴드 포드 대통령 때 비서실장을 한 도널드 럼즈펠드다. 그는 대통령이 큰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고, 대통령으로 가는 정보창구를 항상 열려 있게 했다. 또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면 아주 효과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도록 최강의 참모진을 유기적으로 구성했다.”

―한덕수 주미대사는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이 오는 7월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나도 그때 통과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내년 한국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차기 대선의 후보가 누가 되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아주 근본적인 질문에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유권자들은 점점 젊어지고 있다. 이들은 한미동맹이나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고, 일자리와 대학등록금 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인들은 아주 교육수준이 높은데, 좋은 일자리는 많지 않다. 차기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유권자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호소력 있는 방식으로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제시해야 한다.”

―북한 문제가 대선의 변수가 될까.

“북한이 무엇을 하든 간에 그것이 대통령선거에 변수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북한의 행태에 대해선 걱정을 하지만, 그게 자신의 직업이나 가족의 미래, 경제적 불안정에 대한 두려움만큼 직접적인 것은 아니다. 북핵 문제 등은 거대담론으로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그 자체로 대선의 핵심이슈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실생활에서 고통받은 문제들을 어떤 구체적인 방법으로 정치적 메시지로 만들고 커뮤니케이션 하느냐가 관건이다.”

―미국 대선의 변수에 대해 얘기한다면.

“공화당 후보가 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1.8% 경제성장률, 9.1% 실업률이란 경제지표는 현직 대통령에게 아주 심각한 도전이다. 그런 성적표를 가지고는 재선을 꿈꾸기가 쉽지 않다. 지금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한미동맹이나 6자회담이 문제가 아니라 첫째도 잡(job·일자리) 둘째도 잡, 셋째도 잡이다. 재선을 앞둔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잡·잡·잡’이다. 공화당이 단일 후보를 내고, 뭉친다면 해볼 만한 싸움이다.”

―북핵문제는 오랫동안 방치됐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

“북핵문제의 관건은 중국이다. 중국이 왜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북한은 권력승계기이기 때문에 그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북한을 면밀히 관찰하되 돌발행동에 대해 과민반응을 하지 않는 게 좋다.”

◆ 에드윈 퓰너 = 미국 레지스대 영문학과 졸업 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을 위한 리더’ 등 7권의 저서가 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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