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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1년 07월 01일(金)
‘K-POP’ 유럽열풍… 왜
제작부터 세계를 타깃으로… 美시작 벽 뚫으면 글로벌 ‘한류’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케이팝(K-POP·한국대중음악)의 유럽 진출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었다. 대중문화 수출이라고는 가까운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가 전부였던 한국이 비로소 파란 눈을 지닌 백인 시장을 ‘제대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10, 11일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내 인기 아이돌 스타들의 공연은 단발성 화제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 인기와 관심을 끌 수 있는 문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에 대해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들로 시작된 케이팝의 신한류 열풍은 후발주자들에게도 빠른 속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신한류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각계에서 신한류를 통한 국가 이미지 쇄신 노력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형국이다.

1. 케이팝(K-POP)이란

미국·영국 등 음악 선진국에선 오랫동안 ‘팝(POP)’이란 용어로 대중음악을 설명해왔다. 상대적으로 서양 대중음악의 보편성과 동떨어졌던 한국과 일본은 자국의 음악을 대표하는 용어를 찾지 못하다가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하는 아티스트를 계기로 ‘K-POP’ ‘J-POP’ 등의 용어를 만들어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J-POP을 본떠 만든 K-POP은 코리안 파퓰러 뮤직(Korean Popular Music)의 줄임말로 흔히 통용된다. 2000년 아이돌 그룹 H.O.T가 중국에서 첫 해외 콘서트를 열 땐 ‘한류’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이후 세계 시장의 문이 넓어지면서 외국 음반 매장에서 한국대중음악을 분류하기 위해 K-POP이란 용어가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2. 범위는

현재 해외 진출에 나서는 주역은 아이돌 스타다. 따라서 K-POP은 아이돌 스타들이 일으키는 해외 활약을 총칭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상황에서 K-POP의 주력 콘텐츠는 댄스로 한정되고, 이는 다양성을 통한 K-POP의 진정한 신한류를 꿈꾸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록이나 재즈, 퓨전 그룹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주인공들이 K-POP의 동승자로 한 배를 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3. 기존 한류와의 차이점

한류(韓流)는 1990년대 말부터 동남아시아에서 일기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 열풍을 일컫는데, 의미 그대로 한국의 자본과 멤버, 기획사가 전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신한류는 K-POP이란 용어의 등장으로 새롭게 쓰이고 있다. 외형적 의미로는 기존 한류가 ‘겨울연가’ 등 드라마를 통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초기 한국 대중문화 붐인 데 비해, 신한류는 K-POP에 의해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 등으로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한류는 ‘올 인 원(All in One)’ 체제로 한국에서 모든 구성 요소가 포함된 반면, 신한류는 국제적으로 모든 요소가 구성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곡도 외국 작곡가가 써주고, 멤버도 외국인이 포함돼 있다. 자본의 유입이나 음반 제작 방식도 외국에서 이뤄지는 형식으로 가는 추세여서 K-POP은 엄밀한 의미에선 ‘탈한류’라고 볼 수도 있다.

4. 유럽진출은 어떻게

시작은 동방신기, 소녀시대, 에프엑스,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파리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였다. 일회성으로 그칠 줄 알았던 ‘SM타운’ 공연이 ‘한류의 붐’으로 번진 발단은 현지 팬들이 추가공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기 때문. 이를 계기로 공연이 1회 추가됐고, 인근 유럽의 팬들까지 모여들면서 K-POP이 기대 이상의 위력을 발휘했다. K-POP의 위력은 그러나 이전부터 곳곳에서 감지됐다. SM소속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통해 지난 한 해 세계적으로 약 6억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올 1∼4월 조회수는 이미 4억건을 돌파했다.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유튜브 아시아 채널 중 SM채널이 전체 1위를 기록하면서 유럽뿐 아니라 남미, 중동 지역 등 세계적으로 SM 음악을 즐기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5. 유럽진출 의미·전망

전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좋은 음악과 좋은 아티스트를 아시아에서 처음 배출해 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유럽과 미국의 작곡가들을 기용하고 퍼포먼스 또한 미국의 안무가와 작업하는 등 제작에서부터 세계를 타깃으로 한 기획력 덕분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현지 언어가 아닌 한국어로 백인의 감성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괄목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팝 음악이 유행하던 시절 우리가 팝 가사를 이해하지 못해도 마냥 따라불렀던 것과 같은 현상이 유럽에서도 ‘평행 이론’처럼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아이튠즈 등 글로벌 뮤직 플랫폼을 이용해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미 진출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음반·음원 발매나 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다.

6. 미국 진출 전망

K-POP이 성공적인 유럽 진출로 세계 시장에 한발짝 다가가긴 했지만, 결국 미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가요계가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비를 시작으로 보아, 세븐 등 국내 인기 스타들이 미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미국 시장의 벽은 여전히 막혀있는 상태. 그러나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이 미국 빌보드지가 발표한 공연 흥행순위 10위에 올라 K-POP 분위기가 상승 무드에 있다. 공연에서 시작된 K-POP의 상승 분위기가 음반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 대형 기획사들의 가능성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기획사가 YG엔터테인먼트다. 이 기획사 소속 빅뱅과 2NE1은 최근 프랑스의 한 K-POP 사이트에서 프랑스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벌인 한국 아이돌 남녀그룹 인기투표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최근 페이스북에 올라온 한 공지에선 YG 소속 가수들의 영국 런던 공연을 요구하는 플래시몹(일정 시간과 장소를 정해 일제히 같은 행동을 벌이는 것) 이벤트를 벌이자는 제안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팬들은 오는 9일 오후 2시30분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 집결해 YG 소속 가수들의 히트곡에 맞춰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YG 소속 가수들이 영국에 진출하면 JYP, DSP 등 대형 기획사의 유럽 진출이 한꺼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8. 코리아 브랜드 향상?

지금 현재로서는 국가 이미지보다 개별 기획사의 브랜드가 더 큰 힘을 갖는 상황이긴 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개별 민족 정서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여서 국적을 강조하는 것이 되레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은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나 음악, 기획사를 앞세우고 국가를 감추는 것이 서양인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산업 발전 양식에서 나오는 차이”라면서 “국적보다 브랜드를 강조해야 미국이나 유럽 진출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문화수출의 첨병으로서 각국의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에 기여하는 파급효과가 점진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9. 정부의 지원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K-POP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케이팝 아카데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비한류 스타 등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대학 실용음악학과 등을 ‘케이팝 특성화 교육기관’으로 지정해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해외 지역은 국내 기획사와 협력해 ‘인재 양성 및 육성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K-POP의 해외 진출을 위해 중남미와 중동 등 새로운 시장에서는 현지 공연을 지원하고, 시장성이 입증된 아시아 시장에서는 ‘아시아 뮤직 어워드’ 등도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또 해외 문화원 주관으로 한류 팬을 위한 ‘케이팝 콘테스트 예선전’을 세계 각지에서 열고 연말 한국에서 결선 대회를 개최하는 계획도 세웠다.

10. 한계와 개선점

유럽의 일부 방송에선 K-POP이 ‘노예계약’에 따른 불평등 전속 계약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지적했다. BBC는 빛나는 성공의 이면에는 어린 가수들에 대한 처우 논란이라는 그림자가 존재한다고 비판했고, 르몽드지도 “음악을 수출 가능한 제품으로 만든 제작사의 기획대로 만들어진 소년과 소녀들이 긍정적이며 역동적인 국가 이미지를 팔고자 하는 한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성공 뒤의 일그러진 이면을 들춰냈다. 13년이라는 전속계약 문제로 갈라선 동방신기나 2년간 쉬지 않고 일해도 보수가 너무 적어 마음고생한 걸그룹 레인보우의 사례처럼 아이돌 스타들은 열악한 대우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표준전속계약서를 개정하고 아이돌의 과다한 노출이나 학습권·인격권 침해에 대해 시정조치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K-POP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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