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人의 장막 속에 싸여 있어, 시위 시작까지 국민 요구 몰랐다”

카이로 민주화시위 결과 지난 2월11일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은 ‘인(人)의 장막’에 싸여 있어 시위가 시작될 때까지 국민의 요구사항을 몰랐으며, 시위 유혈진압을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AP 등 외신이 14일 이집트 민영신문인 알 요움 알 사베아와 알 두스투르를 인용보도한 바에 따르면 무바라크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 1월25일 이집트 시위가 시작되기 전까지 상황의 엄중함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최고위 참모들이 친 장막 때문에 자신이 어둠 속에 있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무바라크는 또 시위 참가자 800명 이상을 죽음으로 몰고 간 유혈진압을 지시한 혐의 및 재임 중 부정부패 혐의 등도 전면부인했다.

그는 또 경찰의 시위대 유혈진압에 대해 자신은 무력을 쓰지 말라고 분명히 명령했다면서 “나는 경찰에 거리의 질서를 회복하라고 요구했으나 그들 일의 속성 때문에 그들은 지시받은 대로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무바라크는 이와 함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건립 및 유지를 위한 외국 원조 기금 수백만 달러가 자신의 은행계좌에 예치된 사실에 대해, 관련 도서관 책임자들이 돈을 유용하지 못하게 하려고 자신이 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집트를 30년간 철권통치했던 무바라크는 지난 2월11일 권좌에서 물러난 뒤 시나이 반도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 칩거해오다가 4월부터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무바라크의 첫 공판은 다음 달 3일 열린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