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읽읍시다>남극탐험은 동물들과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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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스콧- 남극에서 쓴 마지막 일기(샌드라 마클 지음, 전미연 옮김/너머학교) = 남극 대륙이 존재하는 한 세계사는 영국 사람 로버트 스콧(1868~1912)을 기억할 것이다. 그는 20세기 초까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던 남극 대륙을 두 차례나 탐험함으로써 이 땅이 지구의 소중한 생태 보고라는 것을 알려 줬다.

이 책은 스콧의 원정대가 탐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 조랑말 등 동물들이 든든한 동료로서 역할을 해준 덕분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동물들이 스콧이 남극에 간 까닭과 관계가 있었고, 탐험 과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알면 아마도 깜짝 놀랄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 원정대(遠征隊)라는 이름 속에서 ‘정복’의 이미지를 벗어나 ‘먼 곳에 가는 여행’의 설렘을 느낄 수 있다. 또 사람이 자연, 동물들과 어울리는 ‘조화’의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너머학교 역사 교실 시리즈의 첫 번째로 나온 책이다.

이 시리즈의 2~4권으로 나온 ‘찰스 다윈, 생명의 비밀을 밝힌 항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아메리카 대륙에 닿은 항해’ ‘마르코 폴로, 동서양을 이은 여행’도 세상의 조화를 지향한다.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서고, 생명의 비밀을 파헤친 탐험가의 여정이 동물과 자연 환경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려 준다. 책의 곳곳에서 어린이들이 알아 둬야 할 지식을 짚어 주고, 권말에는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담았다.

★조선 선비 유길준의 세계 여행(이흔 글, 조원희 그림/비룡소) = 130여년 전 서양 문명을 처음 만난 조선 젊은이들의 꿈과 생각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는 그림책. ‘서유견문’의 저자 유길준이 화자다.

유길준은 1883년 조선이 미국에 보낸 첫 공식 사절단인 ‘보빙사’의 수행원으로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뱃길에 동행한다. 당시 민영익, 홍영식, 서광범 등을 대표로 한 사절단 일행 중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조선 최초의 일본 유학생이었던 유길준이 대표단의 말을 일본어로 옮기고, 일본인 미야오카가 영어로 미국인들에게 통역을 해서 의사소통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엄청난 크기의 호텔에 놀란 일행은 워싱턴에 가서는 미국 대통령에게 큰절로 인사를 한다. 미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엉뚱한 행동을 하는 조선 사절단은 미국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당시 ‘보빙사’의 여정을 재미있게 재현함과 동시에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부국 강병을 이루고자 했던 조선 선비들의 꿈을 애틋하게 되살린다. 책 끝에서는 보빙사 파견의 의의를 비롯해 전기, 전신, 전차, 사진 등 보빙사의 여행 이후 조선에 들어온 여러 서양 문물을 소개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