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얄팍한 ‘깨알글자 꼼수 마케팅’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매출 건에 대해서는 포인트 적립을 일절 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알리는 광고는 크게 하고, 포인트 적립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안내는 깨알만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통해 카드사들이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어 ‘꼼수 마케팅’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고객들은 카드사가 제공하는 무이자 할부 혜택으로 고객 신용도에 따라 근소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통상 결제금액의 2% 정도의 할인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3개월 할부로 50만원을 결제할 경우 고객은 3개월에 걸쳐 1만원 정도의 할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이 수수료를 면제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매출에 대해서 0.5∼2% 정도되는 기본 적립 포인트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최대 7%에 이르는 포인트를 적립해준다는 포인트 적립 특화 카드도 마찬가지다. 즉 고객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으로 인해 원래 제공받아야 할 포인트를 받지 못하게 된 것으로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이벤트에 ‘감동’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반면 카드사들은 큰 추가 비용없이 무이자 할부 혜택으로 인해 고객들의 소비를 유도해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어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대표 카드인 M2, M3 카드의 경우 업종에 따라 결제금액의 1~6%에 달하는 포인트 적립을 해주고 있다. 이 카드는 전월 100만원 이상 사용시 전 가맹점에서 3개월 무이자 혜택을 주고 있지만, 무이자 할부 건은 예외다. 신한카드도 마찬가지다. 적립 특화 카드인 ‘신한 하이포인트 카드’ 역시 2∼5%에 달하는 포인트를 제공하지만, 무이자 할부 건은 적립 대상에서 제외된다. KB카드의 ‘KB국민와이즈카드’, 삼성카드의 ‘삼성카드 S클래스’, 롯데카드의 ‘벡스카드’ 등 각 카드사의 간판 카드 모두 적립을 해주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하나SK카드의 경우 올해 말까지 전 가맹점에서 모든 하나SK카드에 대해 3개월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역시 포인트 적립은 해주지 않고 있다.

문제는 다수 고객들이 무이자 할부 적용시 포인트 적립이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에 대해서는 크게 알리지만, 포인트 적립이 안 된다는 내용을 알리는 데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 적용시 포인트 적립이 안 된다는 것을 고객들이 모를 수 있어 카드사들이 이 같은 내용을 고객들에게 정확히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기은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