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희망·사랑 담은 ‘인생동화’ 102편

울지말고 꽃을 보라 /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출판사

‘정호승의 인생 동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정호승 시인은 시 작품뿐만 아니라 산문을 통해 당대인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 왔다. 이 책은 그가 발표한 동화 혹은 우화 중에서 102편을 뽑아서 묶은 것이다.

정 시인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인생의 이야기 중에서 사랑의 이야기를 동화의 그릇에 담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혹시 지금 사랑의 문제 때문에 울고 계신다면 울지 말고 꽃을 보십시오. 꽃이 피어나는 것도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짧지만 산문시처럼 긴 여운을 준다. 자연에 대한 외경과 생명에 대한 사랑이 오롯이 배어 있다.

아이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게 쉬운 말로 돼 있지만, 우화적 메시지의 울림은 어른들이 꼭 함께 느껴야만 할 것들이다. 한 번 읽은 후에도 손 가까운 곳에 두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한 편씩 읽어도 좋을 듯싶다.

정 시인과 함께 시화전을 한 바 있는 박항률 화백이 삽화를 그렸다. 그의 펜화와 채색화는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