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곽노현 구하기’로 급선회한 좌파진영의 僞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지능적 범죄 수법’의 실체가 양파 껍질처럼 리얼하게 벗겨지는 상황에서 좌파진영이 돌연 ‘곽노현 구하기’로 급선회하며 내놓는 궤변들은 한마디로 위선(僞善)의 극치다. 곽 교육감이 후보 사퇴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사실을 지난달 28일 시인하고서도 거취 표명을 미루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는 것 외에도 민심을 더 분노하게 만드는 건 공소시효라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지능적으로 그 좋은 머리를 쓴 사실이다. 박 교수 구속영장에 따르면 후보단일화 직전일에 그가 14억9200만원을 요구해 당일 7억원과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받기로 했으나, 이후 곽 교육감은 ‘선거법에 걸릴 수 있다’며 7억원 지급을 미루다가 ‘선거일 전 범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지난해 12월2일을 넘겨 우선 2억원을 건넸다. 그러나 선거일 후 실행된 범죄는 ‘행위일 이후 6개월’이 공소시효라고 명시한 공직선거법 제268조를 우습게도 착각해 지난 2~4월에야 단일화 조건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정말 가증스러운 지능수법이다.

좌파진영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다가 ‘곽노현 구하기’로 급선회한 건 곽 교육감을 능가하는 파렴치(破廉恥)다. 전교조·민주노총·민교협 등 곽 교육감의 당선 일등 공신들은 “당사자와 관계자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검찰은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며 얼토당토 않은 ‘수사 원칙론’을 들고나와 역공에 나서고 있다. “곽 교육감이 선거비용으로 보전받은 35억2900만원을 물어내게 되면 돈을 모아줄테니 끝까지 가보라. 대법원 판결까지 가는 과정에서 내년에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공공연히 거들고 있다. 입만 열면 ‘반(反)부패, 비리 척결’ 운운하며 깨끗한 척하는 좌파가 곽 교육감의 부패와 비리에 대해선 ‘우리가 남인가’하며 제식구 감싸기에 혈안이다.

명색이 민심을 먹고산다는 제1야당 민주당의 일각에서 대놓고 벌어지는 ‘곽노현 감싸기’는 더 기가 막히게 한다. 전병헌 의원은 ‘곽 교육감 탄생 = 야권 연대·통합의 상징’이라며 보호론을 들고 나왔고, 거취 표명을 촉구하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그새 음색을 바꿔 검찰을 향해 겁을 주고 있다. 무죄추정 원칙도 거론하지만 곽 교육감 본인이 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한 이상 ‘무죄 추정’은 애초부터 어폐가 많은 억지다. 2억원의 전달 경로만 해도 곽 교육감→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박명기 교수 동생→그의 처남 부부→박 교수 동생→박 교수로 바꿔타기한 걸 보면 지능적인 돈세탁 수법이다. ‘선의(善意)의 지원’이라면 왜 지그재그로 돈색깔을 바꿨는가. 그러고도 주변에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되뇌고 있다니, 수도 서울 교육수장의 이런 말이 자라나는 세대에게 뭘 가르치게 될 것인가.

결국 검찰이 곽 교육감과 좌파 동조 세력들의 파렴치한 부도덕과 위선을 향해 돌려줄 수밖에 없는 건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각오가 충만한 칼날 같은 수사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