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읽읍시다>옛날이야기·그림으로 배우는 제례

★철부지형제의 제사상차리기(선자은 글, 김경희 그림/푸른숲주니어)=추석 명절에 앞서 글과 그림으로 전통 제례, 제사의 의미와 제사상 차림 등을 옛날이야기의 형식으로 보여 준다.

주인공은 외양과 성격이 제각각이지만 공통적으로 빈둥거리기만 하는 사형제. 게으른 사형제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제사상 음식을 장만하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이 제례의 이모저모에 알기 쉽게 다가설 수 있다.

두더지의 가락지를 찾아 주고 논을 얻은 첫째, 덫에 걸린 오소리를 풀어 주고 송아지를 얻은 둘째와 사슴에게 물을 주기 위해 산을 헤매다 산나물을 얻게 된 셋째. 산으로 놀러 다니기만 하던 막내도 과일을 장만한다. 사형제가 제각각 좌충우돌하며 제사 음식을 마련하려고 애쓰는 가운데 부지런해지고 열심히 살게 됐다는 이야기. 책 말미에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의 ‘어동육서’,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과일을 올리는 ‘조율시이’ 등 구체적인 상차림을 그림으로 소개한다.

우리의 전통 풍습에 대한 ‘우리날 그림책’ 시리즈 첫 번째 ‘제례’ 편. 민속학자 임재해 안동대 교수의 감수를 거쳤다.

1950년대 배경으로 한 ‘콩쥐팥쥐’

★콩숙이와 팥숙이(이영경 글 그림/비룡소)=전래의 콩쥐팥쥐 이야기를 1950년대를 배경으로 새롭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익숙한 고전이 당대의 생활상을 담은 그림과 더불어 한 편의 단편드라마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책을 통해 그때 그 시절 재봉틀, 도시락통, 다리미 같은 생활용품을 비롯해 한복, 단발머리 여학생의 교복이며 우물, 마당의 가마솥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 콩숙이는 전쟁으로 부모 잃은 고아가 많던 시절,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성장하는 인물의 상징이다. ‘숙’자가 더해진 콩숙 팥숙이는 그 시절 여성의 대명사다.

익숙한 고전을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저자는 그 시대의 재현에 각별히 신경 썼다. 그 당시의 신문 지면과 실내 벽지의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물감 그림 외에 색종이 사진 잡지 등을 오려 붙이며 다양한 기법을 시도했다. 판자촌, 동네 뒷간, 전차 및 다양한 옷차림 등을 통해 그림책의 묘미를 살려냈다. 콩숙이가 어려움 끝에 (왕자가 아닌) 시장님과 결혼하고, 팥숙 모녀의 계략에 빠져 고초를 겪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는 해피엔딩. 어른들이 함께 책을 읽으면서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곁들이면 독서의 효율은 물론 세대 간의 교감도 한결 원활해질 것 같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