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민족이란 협소한 개념 벗고… 한국, 세계의 리더로 나가라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음 /노마드북스

저자의 화려한 스펙이 눈길을 끈다. 미국에서 태어나 예일대를 졸업한 저자는 도쿄대, 대만국립대, 서울대에서 수학한 뒤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를 하고 있다. 책엔 이만열이라는 한국 이름도 가진 저자가 5~6년간 한국에서 살며 느낀 점들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한국인의 음식 문화와 사교 문화, 교육 등에 대한 단상이나 한국인 아내와 함께 ‘다문화 아이’를 키우며 느낀 점 등을 경험담과 함께 풀어내고 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책의 제목은 저자의 생각을 압축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황무지에서 초고속 성장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발전은 가져왔지만, 상대적으로 인문학적 교육을 소홀히 함으로써 삶의 질과 정신적 가치를 그만큼 상실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저자는 “나는 한국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름 그대로 ‘큰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이 글을 쓰게 된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이제 세계의 모든 문화를 포용하면서 한국의 전통을 발전시키되, 민족이란 협소한 개념에서 벗어나 다앙한 세계의 리더로서 한국의 위상이 정립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