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 탈출의 열쇠는 경고 아닌 ‘웃음’

심리경영 / 김채송화 지음 / 초록나무

‘믿어라 그러면 이룰 것이니’ 류의 책이다. 이 책에선 이와 함께 “웃어라 그러면 만사형통할 것이니”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 중 하나. 가령 목동 아파트에 입주하고 싶다면 먼저 아파트를 찾아간다. 자신이 원하는 동수와 호수를 정한다. 그런 다음 그 집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눈을 감고 느낀다. 그리고 현실처럼 느껴질 때 집안 식구들을 부른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2년 후에 목동으로 이사 간다. 몇 동 몇 호로 이사를 가게 되었으니 오늘부터 자신의 방을 어떻게 꾸밀지 설계하도록 해라.”

좀 심하다. 아무리 자신이 믿는 바대로 인생이 풀린다고 강변하더라도 이 정도까지 극단적인 예를 들면서 ‘사실’이라고 주장한다면 심각하다. 저자는 한 술 더 떠 “(박 소장은) 아직 청약 당첨도 되지 않은 상태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당첨되어 이사를 가게 되었다며 떡까지 돌린다”면서 “100퍼센트 확신과 믿음 덕분에 그는 매번 꿈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고 강변한다. 황당하다.

아울러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의 힘’을 강조한다. 예컨대 “웃음은 정신을 지배한다. 웃음이 있으면 삶은 스릴의 연속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기력의 연속이다. 살아가고는 있지만 영혼의 빈곤함이 찾아온다”고 누누이 되풀이한다. “웃음이 주는 긍정성은 믿음, 용기, 친절, 희망, 도전, 치유, 성취 등의 플러스 특성들과 결합하는 힘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웃음의 힘에 ‘영생’까지 들먹이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렇다고 이 책이 마냥 ‘헛방귀’만 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군데군데 제대로 된 조언들도 들어 있다. 예컨대 이런 대목.

“기를 살려 주지 않고서는 절대로 올라가지 않는 것이 직원들의 사기다. 오히려 야단을 치려면 리더를 야단쳐야 한다. 자신들 때문에 리더가 혼나는구나 느껴지면 미안한 마음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저자가 “공식석상에서 떨어진 매출을 공시하며 발표하는 것은 직원들의 남아 있는 사기까지 빼앗아 버리는 잘못된 방식”이라면서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것은 웃음”이라고 말하는 것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