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직후 아프간에서는…’ 한국인 종군기자의 체험기

아프간 블루스 / 홍윤오 지음 / 큰곰

신문기자 출신의 저자가 10년 전 9·11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의 종군기자로 파견돼 겪은 취재 경험을 엮은 책. 치열했던 기자의 삶의 기록이자, 전쟁체험담이다. 전쟁체험담은 아슬아슬하다.

목숨을 걸고 알카에다 훈련캠프를 기웃거리거나 무자헤딘이 흥분해 휘두르는 총부리 앞에 서기도 했으며 심야의 무차별 공습 현장에서 공포심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에게 ‘카불로 가는 길의 안전’을 묻는 질문에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가 그 말을 믿고 가던 외국기자들이 주검으로 실려나가는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전쟁 중에 처했던 급박했던 상황뿐만 아니라, 전쟁의 와중에 벌이는 죽음을 무릅쓴 특종경쟁이나 전쟁 중 기자의 역할에 대한 회고 등도 곁들여졌다.

저자는 책 출간을 준비하면서 이번에는 기자가 아닌 신분으로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서 시작한 이슬람 민주화혁명의 현장을 다시 찾아가 그 모습을 기록하기도 했다. 뒷부분에는 저자의 사회부와 정치부 기자 시절의 무용담과 기자 직을 그만둔 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겪었던 행로들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