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제왕’을 위한 변명

마이클 잭슨, 진실 혹은 거짓 / J 랜디 타라보렐리 지음, 김은정 옮김 / 음악세계

성 정체성, 인공수정으로 인한 임신, 전략적 결혼, 성형수술 중독, 약물 중독, 소아성애자…. 우리 시대 최고의 팝 스타 마이클 잭슨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음악’에선 언제나 최고를 달렸지만, ‘인생’은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는 왜 실패한 삶을 살다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을까.

책은 잭슨을 둘러싼 진실과 거짓에 대해 또렷한 목격과 증언, 직접 인터뷰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한다. 어린 시절부터 잭슨과 그 가족과 친분을 유지하던 저자 J 랜디 타라보렐리는 30년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잭슨의 삶을 추적했다. 루머가 진실이 되는 과정과 허풍 속에 떠도는 이야기가 아닌 잭슨의 진짜 이야기를 담기 위해 그는 각종 타블로이드지를 파헤치며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과 대조하고 진위를 가렸다. 또 잭슨이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고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엄청난 커리어를 갖기까지 거쳤던 노력,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약물 중독, 그리고 기행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순간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

책은 우선 잭슨을 둘러싼 대부분의 이야기는 거짓이라고 단언한다. 그 배경에는 언론이 있다. 잭슨과 언론은 ‘먹고 먹히는’ 포식자 관계다. 그는 펩시 광고 촬영 때 입은 화상으로 병원에 실려 가는 일조차 홍보 수단으로 이용할 만큼 탁월한 전략가였다. 미디어의 생리를 일찌감치 깨우친 잭슨은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 ‘캡틴 이오’의 홍보를 위해 타블로이드지에 산소 체임버에서 잔다는 이야기까지 흘렸을 정도다. 언론은 이 사실을 뻥튀기해 더 재미있고 허황된 스토리를 재생산해 냈다. 그러나 그런 재생산의 결과는 잭슨의 이미지를 끝없이 추락시키며 걷잡을 수 없는 루머로 확대 재생산됐다.

이미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책은 꼼꼼한 연구와 철저한 기록을 통해 잭슨의 삶을 나름 ‘객관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