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담긴 책에는 향기가… 희귀본 구하려 ‘고군분투’

오래된 새 책 / 박균호 지음 / 바이북스

책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단순히 어떤 책이 좋다고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이 자신에게 소중하게 된 사연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읽는 이가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원래 책에 적혀 있는 메모뿐만 아니라 필자 서명까지도 흠으로 여기던 ‘새 책 주의자’였다.

그런 저자가 어느새 헌책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전 책주인의 흔적마저 사랑하게 된 사연을 담고 있다. 즉, 오래되고 귀한 책을 힘들게 구한 과정뿐 아니라 그 책에 대한 추억과 감상까지 곁들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수집하는 일이 그다지 돈이 많이 드는 취미도 아닐뿐더러 절판이 쉽게 되는 우리 출판계의 현실에서 읽고 싶은 책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단순히 책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책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필요한 책을 나누며, 독서 정보를 나누는 커뮤니티를 꿈꾼다.

서점에서 단 하루도 채 전시되지 못하고 전량 회수된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 그림 자료를 따로 인쇄해서 수작업으로 오려 붙인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전’ 등 진귀한 책을 구하는 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책을 구했을 때의 희열을 통해 헌책을 구하는 묘미를 엿볼 수 있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