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반응 보이는 중대형 청약, 아파트값 부활 시기 오나

최근 들어 부동산 거래 및 분양시장에서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아파트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입지여건과 가격메리트를 갖춘 중대형아파트가 분양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지요. 올 들어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옥수 리버젠의 113㎡ 61가구, 134㎡ 29가구 등 총 90가구는 1순위에서 390명이 청약해 평균 4.43대 1로 마감했고, 계약도 100% 성공했습니다. 또 대림산업이 경기 의왕에서 공급한 의왕 내손 e편한세상 142~194㎡, GS건설의 대전 센트럴 자이 113, 118㎡도 순위 내 마감됐고요. 10월 초 분양에 들어간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전농크레시티 중대형 면적에도 수요자들의 상담이 부쩍 많다고 합니다.

지난 3년여 동안 ‘분양도 매매도’ 안되면서 굴욕을 겪은 중대형아파트에 ‘구름 낀 볕’이라도 들고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워낙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주택 시장이 워낙 장기 침체되면서 중대형아파트가 설 자리를 잃었는데 공급부족에 따른 희소가치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실제 그동안 중대형아파트 공급은 뚜렷하게 감소했지요. 국토해양부의 연도별 주택규모별 건설 실적을 보면 중대형의 인기가 높았던 2006년 85㎡ 초과 아파트가 17만487가구로 전체 공급량의 57%를 차지했지요. 하지만 중대형 인기 거품이 꺼지면서 2008년에는 44%, 2010년에는 36%까지 감소했고, 올해는 30% 선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 2만7000여 가구 중 중대형은 5770여 가구로 전체의 21.3%에 불과합니다. 내년에는 1만5093가구 가운데 19.4%인 2935가구이고요. 2006년 중대형 아파트 입주비율이 28.4%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셈이죠.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 일부에서는 입지와 가격조건이 맞는 중대형아파트는 시장 침체기에도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들 중에서도 향후 중대형아파트의 희소성이 부각돼 시세와 거래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고요.

하지만 실수요자나 단기 차익을 기대하는 일반 투자자들은 정확한 분양 및 매수여건을 갖추고 중대형아파트를 보아야 합니다. 중대형아파트는 입지 여건이 뛰어난 곳을 제외하고는 향후 공급 부족이 심화되더라도 한국 경제가 활황으로 받쳐주지 않는 이상 값이 오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10월 현재 서울 중소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가 중대형아파트를 넘는 지역이 많은 상황에서 목돈이 들어가는 중대형아파트 투자는 ‘하우스 푸어’(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산 가난한 이들)를 자초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중대형아파트는 대단지와 브랜드 가치, 교통 및 교육여건 등을 꼼꼼히 살핀 후 장기적인 투자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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