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美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모델이다

미국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이은 이명박 대통령의 13일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한미동맹이 전통적 개념인 군사분야를 넘어 전방위 영역으로 확대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모델’로 착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한미동맹은 자유와 민주주의 추구를 위해 피땀으로 지켜온 ‘가치 동맹’의 틀을 놀라운 속도 속에서 획기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미동맹의 좌표는 동맹의 근간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발효를 석달여 앞둔 1954년 7월28일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맹아(萌芽)됐다. “대한민국의 계곡과 산으로부터 양국 군인들의 영혼이 하늘로 함께 올라갔다는 사실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외친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양국이 공산주의 세력에 함께 맞서자고 동맹의 방향을 제시했다.

한미동맹은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공동발표문 제1항처럼 대한민국에 ‘안보의 제1축’이고, 미국에는 ‘태평양 지역 안보의 초석’이다. 한미군사동맹의 형태가 새롭게 바뀌게 될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의식해, 양국 정상이 발표문 제4항에서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를 활성화해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과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방협력지침·전략동맹 2015 등 제반 합의 이행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선언한 대목은 값진 결과다. 한반도 안보를 넘어 테러리즘, 대량파괴무기(WMD), 기후변화, 글로벌 빈곤문제 등 다원적 전략동맹으로의 전환을 다짐한 것도 국제 정치학적 의미가 있다.

당면 현안인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양국 정상이 확고한 대북(對北)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을 향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모든 핵활동의 즉각적 중지를 요구한 건 양국 모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원칙없는 대북 유화정책으로 회귀(回歸)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일단 씻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 요구를 무시한다면 강력한 압박과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고,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원칙에 입각한 대북 접근을 일관되게 유지해 나가는 길만이 북핵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열쇠”라고 화답했다.

한미동맹이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 동맹모델로 자리잡고 있는데도 국내 좌파세력이 박물관에 보내진 폐쇄적 민족주의 논리를 다시 끄집어내 반미감정을 선동하고 있는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하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한·미FTA 비준안이 미 의회에서 초고속으로 처리된 데 대해 “뒤집어 말하면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는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FTA 반대로 표변한 손학규 대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정동영 최고위원은 1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향해 ‘미국 파견관’‘옷만 입은 이완용’ ‘식민지 관료’라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악담을 쏟아냈다. 이 정권은 정권의 명운(命運)과 국가의 미래를 걸고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고, 원칙 있는 대북정책 유지로 북의 도발에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