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vs 고든 내 강철어깨 믿어봐!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러본 SK의 저력은 역시 강했다. 반면 롯데는 1999년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홈 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홈에서 1차전 패배는 롯데를 당장 벼랑 끝으로 몰았다. 17일 오후 6시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롯데는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다.

SK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PO 1차전에서 막강한 불펜의 힘을 앞세워 연장 10회에 7-6의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9회말 1사 만루의 찬스를 맞아 거의 경기를 끝낸 거나 다름이 없었다. 이날 선발로 김광현(23)을 내세웠던 SK는 이영욱(31)-박희수(28)-정대현(33)-엄정욱(30)으로 불펜진을 쏟아부었고 9회 위기에서 정우람(26)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의 영웅은 정우람이었다.

상대타자는 이날 세 타석 연속 안타를 때리는 등 4차례나 출루하며 타격감을 뽐낸 손아섭(23). 외야 뜬 공 하나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정우람의 높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긴 손아섭의 타구는 SK 2루수 정근우(29)의 앞으로 향했고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SK는 10회초 포수 정상호(29)의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고 정우람은 10회말 롯데 중심타선인 전준우(25), 이대호(29), 홍성흔(34)을 모두 땅볼로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홈경기 12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송승준(31)을 선발로 앞세워 2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친다. SK는 외국인 투수 고든(33)을 기용한다.

당초 SK는 송은범(27)을 예고했으나 감기 증세를 보이자 3차전 선발 고든을 앞당겨 내보내기로 했다. 1차전 선발이던 장원준(15승)에 이어 올해 정규리그에서 팀 두 번째로 많은 13승(10패)을 거둔 정통파 우완 송승준은 올시즌 SK전 두 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03으로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과거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다. 큰 경기에서 약한 것이다. 2008년부터 등판한 4차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3패에 평균자책점 15.88을 기록했다. 롯데는 불펜이 취약하다. 송승준이 최소 5∼6회까지 잘 막아주어야만 한다.

고든이 2차전을 잡아준다면 SK는 편하게 문학구장 홈에서 1승만 챙기면 된다. SK는 1차전에서 불펜 필승조를 전부 가동했다. 고든 역시 5이닝 이상은 버텨줘야 SK가 승부를 해볼만 하다. 시즌 막판 부진했던 고든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호투하며 부활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