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앤 조이>송선미 “‘性’ 주제지만 결국은 ‘인간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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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성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결혼한 입장에서 부담도 됐지만, 연출가를 만나보고 출연을 결정했어요.”

배우 송선미(37)가 ‘19금’ 연극에서 김태우(40)와 성인연기를 펼치고 있다.

송선미는 지난달 29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블루룸’(연출 이안규)에서 1인 5역이면서도 교차배역으로 인해 총 10신을 소화하는 여자 주인공 역할에 송지유와 함께 더블캐스팅됐다.

송선미가 연기하는 여자 주인공 5역은 순진한 거리소녀부터 가정부, 모델, 여배우, 친구의 아들과 관계를 갖는 유부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김태우가 연기하는 남자 주인공의 경우, 관계에 서툰 남학생부터 택시기사, 정치가, 귀족남자, 여자를 유혹하는데 능숙한 극작가까지 역시 5명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소녀 이렌느와 택시기사, 택시기사와 가정부 마리, 가정부 마리와 학생 안톤, 학생 안톤과 유부녀 엠마 등으로 교차 연기하게 돼 총 10신이 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송선미는 “극중 1인 5역을 맡기 때문에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되고 욕심이 났다”면서 “성(性)을 주제로 한 연극이라 부담스럽기도 했고, 처음 대본 봤을 땐 외설적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기를 해보니 결국 인간에 대한 연극이더라”고 말했다.

지난 1998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블루룸’은 남녀 배우가 단둘이 출연하는 2인극으로, 파격적인 성(性) 담론과 노출 장면을 다뤄 화제가 됐다.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오디뮤지컬컴퍼니 10주년 기획공연 ‘아주 특별한 2인극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연극 ‘블루룸’은 사랑은 없고 섹스만 남은,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듯한 현대인의 사랑을 다루며, 연령별로 다양한 10쌍의 남녀들의 짧은 만남과 어긋난 사랑의 장면들을 삽화적으로 그린다. 특히 2명의 배우가 빠른 장면전환을 통해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연극적 장치들이 돋보이고, 다양한 연령과 신분의 인물들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그만큼 뒷받침돼야 하는 작품이다. ‘블루룸’의 원작은 1897년에 발표된 소설 ‘라이겐’인데, 연극에서는 2인극으로 각색됐다.

지난달 29일 첫 공연으로 먼저 스타트를 끊은 송선미는 그녀 특유의 귀엽고 발랄함이 돋보이는 연기로 여자 인물들을 표현했고, 특히 극작가와 얘기를 나누던 중 감정의 변화를 보이며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그녀의 집중력이 돋보이기도 했다.

‘블루룸’은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의 열연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송선미는 이를 의식한 듯 “제가 니콜 키드먼이 아니라 죄송하긴 하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저도 잘하고 싶다는 도전 의식이 생겼어요. 성이 주제가 되긴 하지만 살다보면 사랑해서 관계를 맺기도 하고 사랑 안해도 그러기도 하잖아요. 이번 작품에서도 결국 인간관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김윤림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