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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1년 11월 21일(月)
악플·허위 사실이 여론 둔갑… 인터넷 윤리·에티켓 확립해야
인터넷 강국의 딜레마 ‘사이버 폭력’ 上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인터넷 강국’이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은 ‘양날의 칼’처럼 어두운 측면도 있다. 악성 댓글,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괴롭힘),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사이버 스토킹, 허위사실 유포 등 사이버 폭력이 바로 그것이다. 문화일보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공동으로 사이버 폭력에 대한 진단과 인터넷 윤리 확립을 위한 기획시리즈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지난해 말 한국의 초고속 무선인터넷 보급률은 89.9%에 달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의 2배를 넘는 수치로 세계 1위다.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도 세계 1∼2위를 다툴 만큼 국내외에서 ‘인터넷 강국’으로 공인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인터넷은 기술 중심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가치, 규범, 제도 등의 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같은 기형적인 발전이 사이버 폭력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만든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이버 폭력은 아직 이론적으로 확립된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정보통신망을 통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신체, 정신,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일체의 행위”라고 대략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사이버 폭력에는 악성 댓글, 사이버 불링, 사생활 침해, 사이버 스토킹, 허위사실 유포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같은 사이버 폭력 중에서도 가장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악성 댓글이다. 최근 성신여대의 ‘사이버 공간에서의 악성댓글 사용에 대한 탐색적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넘게 악성 댓글을 달고, 연령이 낮을수록 악성 댓글을 쓴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50% 이상이 그것을 악성 댓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악성 댓글은 작성자를 군중의 일원으로 숨게 만들어 사회적 압력으로부터 심리적인 보호를 받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악성 댓글이 한데 모아지고 확산되면서 순식간에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민의를 왜곡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인터넷 악성 댓글로 극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례는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정치인 등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는 사람은 누구나 악성 댓글의 대상이 된다. 이들 중에서 일부는 악성 댓글 때문에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심할 경우 자살 충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인터넷 윤리도 조속한 시일 내에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KISA가 최근 ‘인터넷 리터러시(바로알기)’라는 범국민적인 인터넷 문화개선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서종렬 KISA 원장은 “인터넷은 누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며 “한국 인터넷 문화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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