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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윤창중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1년 11월 21일(月)
투쟁정치의 終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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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논설실장

박정희 대통령이 왜 야당을 그토록 미워하며 철권(鐵拳)으로까지 다스리려 했는지, 그 심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무거운 마음 속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훼방놓기 위해 끝없이 거짓말하고, 하나 주면 또 생떼쓰고 말 뒤집곤 하는 헌정사상 최악의 야당 민주당! 박 대통령의 고뇌를 떠올려본다. 박정희는 18년 재임 동안 단 하나도 야당의 극렬한 반대를 겪지 않은 일이 없다. 한일국교정상화→포항제철 건설→월남파병→경부고속도로 건설→4대강 정비→산림녹화→새마을운동→중화학공업 정책…셀 수 없이 많은 박정희의 치적들. 야당의 극한 투쟁을 끝내 이겨냈다. 1979년 서거땐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문턱 앞에 데려다 놓는다! 집권할 당시 1인당 국민총생산(GNP) 89달러로 전 세계 125개국 중 101번째 최빈국을 드디어 1인당 GNP 1510달러, 세계 125개국 중 49번째의 선두 중진국으로!

그러나? 박정희 현대사의 격동과 그후 전두환·노태우 군인 출신 대통령 시대 속에서 동교동 김대중은 강경투쟁의 화신(化身)으로 각인됐지만, 이건 바로잡아야 할 오류다. DJ 정신을 계승한다는 민주당에 거듭 설명하려 한다. DJ는 유연한 현실주의자! DJ는 ‘김대중 자서전’이란 똑같은 제목으로 대통령 취임 1년 후인 1999년, 그리고 지난해에 또 냈다. 두 종의 자서전에서 DJ가 빼놓지 않고 기록한 게 1967년 제7대 6·8 총선 이후 당시 야당 신민당의 강경 투쟁 대목. 공화당이 박 대통령의 3선개헌에 필요한 의석을 훨씬 넘는 대승을 거두자, 신민당은 부정선거를 문제삼아 등원 거부 투쟁에 돌입한다. 당황한 공화당은 15~20석을 자진해서 포기하겠다고 전격 제안. 공화당의 개헌 의석수가 깨지게 되는 것. 이때 신민당 대변인이 김대중! DJ는 총재 유진오를 만나 박 대통령의 3선개헌을 막기 위해 타협해 등원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유진오는 강경파 등에 엎혀 5개월 간 등원 거부 투쟁을 하다가 빈손으로 국회에 들어간다. 결국 신민당의 박정희 3선개헌 저지 실패! DJ의 회고-“강경한 것이 겉으로는 선명해 보이지만 때론 한없이 무책임한 것”이라고. 당대표 손학규와 최고위원 정동영! 잘 들어야 한다. 1989년 DJ는 대통령 노태우가 중간평가를 실시하려 하자 이를 막는 데 전력을 다한다. 왜? 고단수다. 노 정권이 무너지면 제1야당 평민당도 무너지니까. DJ는 “정치예술의 극치”라는 명언을 남겼다. DJ가 ‘광주’의 최대 피해자이면서도 최대 수혜자가 되어 마침내 대통령이 된 건 유연한 리얼리스트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퇴로’를 만들어주지 않아 한나라당이 쓰러지면 민주당은 온전하다? 천만의 말씀이다. 박원순이 서울시장돼 한나라당이 곤두박질쳤지만 민주당에 무슨 보탬이 됐나?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와 탤런트라는 김여진이 “한·미 FTA 반대가 야권 공조의 전제조건”이라고 겁을 주니 강경투쟁하는데, 그래서 야권 공조가 된다한들 손학규나 정동영이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 꿈 깨야 한다. DJ는 1992년 대선 패배 후 영국 체류 중에 쓴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에선 더 직설적. “원칙은 흔들리면서 방법에 대해서만 흔들리지 않으려는 꽉 막힌 사람이 많다. 그런가 하면, 원칙이나 방법, 어느 것 하나에도 제 중심이 없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경이로운 촌철살인(寸鐵殺人)! 손학규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한나라당 당적을 버렸지만 FTA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정동영은 또? “그땐 몰랐다”? 뭐, 한·미 FTA가 ‘독(毒)만두’라고?

그래도 옛날 정치엔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적 도리’라는 것도 살아있었다. 1974년 8월19일 육영수 여사 국민장에서 “무슨 말을 먼저 하오리까”로 시작된 조사(弔詞)로 눈물 바다를 만든 인물은 박 대통령과 철천지원수로 싸웠던 최초의 여성 야당총재 출신 박순천! 투쟁정치에도 한계가 있어야 하는 것, 더욱이 국익(國益) 앞에선 더 말할 것 없다. DJ가 남긴 말, “정치는 살아 숨쉬는 생물이다!”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던 민심이 이런 최악의 야당세력을 향해 먼저 종말(終末)을 고하려고 돌아서고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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