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특전사, 여친에 ‘초크’ 반격 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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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 글러브를 끼고 때리겠다”(애인女), “그렇다면 난 마우스피스를 물고 맞겠다”(바람男).

밀회 현장을 들켜 애인에게 두들겨 맞던 특전사 부사관 출신 남성이 홧김에 반격을 가했다가 여성에게 중상해를 입혀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권투 글러브에 마우스피스, 조르기 기술까지 등장하며 격투기로 비화됐던 싸움에 법원이 실형을 선고해 파란만장한 연애사를 종식시켰다.

지난해 11월 특전사 하사로 제대한 정모(21)씨는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헬스클럽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지난 2월부터 박모(여·21)씨와 교제해 왔다. 그러나 또 다른 여성에게 양다리를 걸쳤던 정씨는 지난 7월 갑자기 자신의 집을 찾아온 박씨에게 밀회 현장을 들켰다. 흥분한 박씨는 정씨에게 자신과 헤어질 것인지, 맞을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밝혔고 정씨는 “맞겠다”고 응수했다.

한동안 정씨를 때리던 박씨는 손이 아프다는 이유로 “권투 글러브를 끼고 때리겠다”고 제의했다. 이에 정씨도 “그러면 마우스피스를 끼고 맞겠다”고 받아쳤고 두 연인은 격투기 선수처럼 화를 풀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얻어맞던 정씨가 분을 참지 못하고 등 뒤에서 상대방의 허리와 목을 감싸 질식시키는 소위 ‘초크’ 기술로 박씨를 기절시켰다. 박씨는 왼쪽 어깨를 크게 다치고 난치성 성대 마비에 걸리는 등 전치 6개월의 상해를 입었다.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에도 박씨가 계속 양다리를 걸쳤던 사실을 추궁하자 정씨는 “가족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박씨에게 보냈다.

결국 박씨는 정씨를 중상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는 30일 “피해자의 양해를 구하려 하기보단 문자메시지로 위협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정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재동기자 trigg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