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식’ 탄생 이끈 과학자들 치열한 도전

교양인을 위한 노벨상 강의 물리학상편 & 생리의학상편 /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 지음 강신규, 박선영 옮김 / 김영사

노벨상은 스웨덴 화학자, 발명가이며 무기제조회사 보포스의 경영자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110년 전통의 시상제도다. ‘인류에게 가장 큰 은혜를 안겨준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1901년 그 첫 수상자로 물리학상의 뢴트겐을 비롯해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에서 6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상은 1960년대 신설된 경제학상을 포함해 6개 분야에서 매년 10월 수상자를 발표해왔다.

과학 대중화를 위한 저술 활동 등을 펼쳐온 과학정보 그룹인 일본 야자와사이언스 연구소는 이 시리즈를 통해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핵심이론에 다가선다. 노벨상의 여섯 분야 중 최근 30년간 물리학상과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중심으로 현대 과학의 흐름을 주도한 석학의 이론을 개괄하는 기획이다.

물리학상 편의 경우, 16명의 학자를 중심으로 13건의 물리학 이론을 담고 있다. 별의 마지막 진화단계인 백색왜성 연구로 1983년 물리학상을 수상한 인도출신 물리학자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를 비롯해 집적회로를 발명한 2000년 수상자 잭 킬비, 우주탄생의 비밀에 다가간 ‘자발적 대칭성 파괴’ 연구의 2008년 수상자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 등이 소개된다.

또한 ‘인간의 건강에 관여하는 기초연구의 발견’을 대상으로 하는 생리의학상 편은 우리 몸과 직결되는 뇌신경, 면역, 세포, 세균,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담고 있다.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가 각기 특유의 다른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분리뇌 실험을 통해 발견한 1981년 수상자 로저 스페리 및 에이즈 바이러스를 발견한 2008년 수상자 뤼크 몽타니에 등 15명의 학자들이 등장한다.

2005년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레일리아 의사 배리 마셜은 직접 10억개의 세균을 마시고 생체실험을 실시하며 위궤양이 스트레스, 자극적인 음식이 아니라 세균(파일로리균) 때문임을 증명했다.

또한 ‘순환기계의 정보전달분자로서의 일산화질소 발견’으로 1998년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퍼치곳이 ‘비아그라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경 등 학문의 연관관계 및 연구를 둘러싼 다양한 일화도 담겨 있다.

‘노벨상 강의’는 우주탄생이나 뇌의 비밀부터 현대물리학과 생리의학의 진화와 혁명까지, 현대과학의 연구 성과와 더불어 금기에 도전하고 실험을 즐기며 일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 과학자들의 삶의 태도를 담고 있다. 가치있는 발견을 이뤄낸 노벨상 수상자들이 기존 틀에서 벗어나 다르게 통찰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들이라는 점도 수상자별 간략한 일대기를 통해 전달한다.

일본 저서이기도 하지만 물리학상 편에 2002년의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 2008년의 고바야시 마코토(小林誠)-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난부 요이치로, 그리고 생리의학상 편에 수록된 1987년의 도네가와 스스무(利根川進) 등 일본인 수상자들이 비중있게 다뤄지며, 과학 일본의 면모를 드러낸다. 경제학상 편도 출간 예정이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