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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터넷 강국의 딜레마 ‘사이버 폭력’下 게재 일자 : 2011년 12월 05일(月)
무차별 공격 악성댓글 SNS통해 확대 재생산
‘아노미’ 무한방치 안돼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인터넷은 가장 참여적인 시장이며 표현 촉진적인 매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 기존 매체와 달리 표현의 공간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댓글’도 그 가운데 하나다.

사람들은 댓글을 통해 글을 직접 작성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쌍방향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성화는 댓글을 더욱 빠른 속도로 전파시키고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댓글이 발전하는 속도를 댓글에 대한 가치와 규범,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성 댓글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도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고, 피해자는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2010 정보문화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의 15%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댓글을 통해 의도적인 일탈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56.5%가 악성 댓글이나 사이버 불링 등 인터넷을 통한 폭력이 신체를 폭행하거나 금품을 갈취하는 등의 행위보다 심각하다고 응답했지만 가해 학생들은 죄책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물질문화와 비교적 완만하게 변화하는 정신문화 사이의 속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부조화 때문에 나타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무규범 상태가 지속되면 사회 구성원의 행위를 규제하는 공통적인 가치나 도덕적 규범이 상실된 ‘아노미 상태’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윤리 의식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 인터넷에서 윤리가 바로서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댓글 등에 대한 규제에 반론을 제기하도 한다. 그러나 사이버 폭력으로 자살까지 속출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 등을 무한정 방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종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미래 세대들은 지금보다 훨씬 인터넷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물론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 사업자들도 사이버 폭력 추방을 위한 윤리 교육과 진흥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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