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판치는 대한민국>소관 부처도 불분명… 넋 놓은 정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괴담’ 이상의 사회 병리 현상인 ‘음모론(conspiracy theory)’이 횡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소관 부처가 어디인지조차 불분명한 등, 대책 마련이 겉돌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키백과사전에 따르면 음모론이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 배후에 거대 권력 조직이나 비밀 단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대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격변기나 혼란기에 이 같은 음모론이 많이 유포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뉴 미디어)인 SNS의 대중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이 같은 음모론이 급속도로 퍼질 수 있는 토양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활성화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뜨뜻미지근하기 그지 없다. 당장 SNS에서 음모론이 퍼졌을 경우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할 소관 부처가 어디인지조차 불분명한 실정이다. SNS가 통신을 매개로 한다는 이유로 SNS의 소관 부처로 알려진 방송통신위원회는 6일 “우리는 소관 부처가 아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경찰청, 문화체육관광부 등도 SNS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지만 어느 곳도 ‘우리가 SNS를 담당하는 정부 조직’이라고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 SNS를 담당하고 있는 곳은 ‘민간 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다. 하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는 SNS 관련 부작용들을 해소하기에는 방송통신심의위의 조직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직접 방송과 통신의 공공성이나 공정성을 심의하지는 않더라도 SNS의 역기능을 해소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영석(언론홍보영상학) 연세대 교수는 “SNS의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일반 개인은 물론, 특히 공인일 경우 사회적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윤리 규정’이나 ‘공적 가이드라인’ 등을 정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해동·민병기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