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시를 쓰는 목회자 산골의 유년 추억일기

꽃을 피우는 건 꿈꾸는 나비 / 소강석 지음 / 예스위캔

지리산자락을 뛰어다니며 바람개비를 돌리고 냇가에서 물고리를 잡던 유년기. 어머니와 누나들이 들려주던 옛날이야기와 독서를 통해 풍부한 상상력을 품었다. 고교시절 떠돌이 생활을 거쳐 고학으로 신학을 공부해 목회자가 됐다. 시(詩)를 쓰는 목회자는 다양한 일화와 더불어 자신의 삶, 그리고 지난 28년간의 목회활동을 회고한다.

산촌서 살다가 사월초파일 춘향제때 처음 구경갔던 큰 항구도시 남원읍내 나들이, 청소년기 첫사랑 그녀를 만나기 위해 교회에 처음 갔던 일. 그리고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도서관 예배실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던 가난한 신학생 시절부터 리어카에서 산 1500원짜리 결혼반지와 장모, 처남과 한방에서 지냈던 신혼시절의 일화까지, 그때 그 시절의 추억담은 유독 중장년층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꽃 사이로 다니는 나비가 되고 싶었던’ 젊은 날의 꿈을 되살리며 현재 신도 3만500여명 교회를 이끌며 더불어 사랑과 꿈을 일구는 목회자의 삶을 보여준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