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노믹스’ 성적표… “그저그렇다” 18명, “형편없다” 13명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락은 경제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으나 미국 경제학자들은 올해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준 경제관리 능력에 대해 ‘그저 그렇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이 미국의 경제학자 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의 절반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 ‘보통이다’(fair)라는 반응을 보였다.

뛰어나다는 반응을 보인 이는 없었고 좋다(good)는 반응을 보인 이는 5명뿐이었다. 반면 형편없다(poor)는 반응을 보인 이는 13명이나 됐다.

경제학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 비교적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은 그가 올 한 해 건강보험법안을 고수하는 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경기진작책을 제대로 쓰지 못했고 감세 문제 등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공화당과 각을 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과감하지 못해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는 반응도 보였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44%를 기록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관리 능력에 대한 성인유권자들의 반응은 60%가 불신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는 유권자들조차도 그의 경제정책 및 경제관리 능력에 대해선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은 셈이다.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학자들은 경제성장률 2.4%, 실업률 8.4%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예상치 2.0%보다 높은 수치이고, 실업률 전망도 현재의 8.9%보다는 개선된 수치지만, 현직 대통령의 재선을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자들은 공화당의 대선 예비후보 중에선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결국 최종 티켓을 딸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학자의 3분의 2가 그를 지지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롬니 전 주지사가 실물경제관리 경험이 있고, 주지사로서 행정능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이란 게 그 이유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능력에 대해선 그저 그렇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대해선 높은 점수를 줬다. 36명의 경제학자 중 13명은 최고라고 답했고, 14명은 좋다, 9명은 그저 그렇다는 반응이다.

버냉키 의장이 경제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전후로 FRB가 보여준 과감하고 공격적인 대책 덕분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