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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1월 01일(日)
다가갈수록 어려운 男 ‘아빠’ 그릴수록 더 그리운 女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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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라는 남자 & 엄마라는 여자 / 마스다 미리 지음,안소현 옮김/소담출판사

TV연예프로그램에서 재치와 입담을 발휘하던 영스타조차 ‘엄마’ ‘부모님’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순간 울컥 눈시울을 붉히는 광경을 적지 않게 마주치곤 한다. 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숱한 사연과 감회를 불러일으키는 단어, 아빠와 엄마의 일상을 맑은 수채화같이 묘사한다.

저자는 일상생활의 시시콜콜한 말씨며 행동을 되살리며 아빠와 엄마, 자신의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한다. 일본인 일러스레이터 겸 수필가가 2권의 책에 담아낸 자신의 부모이야기는 내 엄마와 아빠의 사연처럼 아련하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가 글과 짧은 만화로 되살린 ‘아빠라는 남자’는 가족에 대한 의사표현이 서투른 나머지 무심하거나 거친 성격으로 오해를 사기 일쑤다. 저자의 표현대로 아빠는 ‘때로 무섭고 때로는 살짝 귀찮고, 다가갈수록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의 존재다. TV 앞에서 프로야구팀을 열렬히 응원하고, 가족 행사날 친척 모임에서 5분도 채 안돼 두리번거리며 공공연하게 지루함을 드러내는 등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주방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더니 정년퇴직 후 라면, 우동 같은 요리를 직접 해먹는다.

과자봉지가 잘 뜯기지 않는다고 초조해하는 성미 급한 아빠. 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않고 때론 아이 같은 아빠의 면모를 읽어내는 저자는 “그 어떤 말로도 아빠라는 존재, 그 의미를 완벽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다가가면 갈수록 어려운 그 남자’를 말한다.

엄마편은 ‘그리면 그릴수록 그리운 그 여자’로 시작된다. 못하는 것이 없고 어떤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는 굉장한 사람으로 보였던 엄마를 떠올리던 마음은 엄마의 장점을 물려받지 못한 것 같은 현재의 자신과 맞물리면서 추억담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마트만 가면 정신없이 사들이는 엄마는 버리기 아깝다는 이유로 남은 반찬을 먹어치우고, 밀폐용기 수집가처럼 이것저것 쌓아둔다.

“화가 날 때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어쩌다 화가 나도 그냥 흘려 보낸다”고 답하는 엄마는 “아빠도 너희도 화를 그렇게 벌컥벌컥 내는데 나까지 보탤 수 있느냐”며 달관의 경지를 드러낸다.

이 책에서 묘사된 엄마는 ‘양보하느라 취미도 잊었던 여자’ ‘어떤 동물도 정성껏 돌보는 여자’ 그리고 ‘한평생 오롯이 내 편이 되어준 여자’다. 딸은 또“어린 시절 전적으로 딸의 입장에서 딸을 다독이고 지켜봐온 엄마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안도감과 자신감이야말로 자신을 지탱해온 힘이었고 엄마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회고한다.

바로 내 경험 같은 아빠, 엄마의 이야기를 대하다 보면 문득 나만의 사부곡(思父曲), 사모곡(思母曲)을 머릿속으로 그리게 된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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