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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국제] 게재 일자 : 2012년 01월 04일(水)
헝가리 민주화 시계 거꾸로 돌리는 총리
오르번, 경제난 틈타 전권장악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오르번 빅토르(Viktor)는 독재자(Viktator)다.”

신헌법에 반대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위가 확산되면서 무서운 속도로 권력을 한손에 틀어쥐고 있는 오르번(49·사진) 총리에게 우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르번 총리가 헌법개정을 통해 영구집권을 노리는 ‘헝가리판 블라디미르 푸틴’이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989년 공산체제 붕괴 이후 헝가리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은 물론 미국도 헝가리 정부의 최근 행보에 잇달아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오르번 정권이 2010년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 속에서 포퓰리즘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출범한 뒤 ‘효율적 리더십’을 내세워 사법부, 경제계, 언론 등을 착착 장악해왔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난이 권력의 독재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번 총리는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약 10만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인 2일, 오페라 하우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신헌법 발효를 축하하는 갈라쇼와 호화파티를 즐겼다고 BBC 등이 3일 보도했다. 정치불안이 가속화되면서 3일 헝가리 국채 10년물 일드는 10%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4월 의회를 통과해 1일 발효된 신헌법은 기본권의 대폭적인 축소, 헌법재판소장 임명권의 의회 이전, ‘국가의 지적, 정신적 통일 수호’에 어긋나는 언론보도 및 각종 시위 규제 강화, 집권 피데스(청년민주주의자연맹)당에 유리한 선거구 개편 등 수많은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중범죄자에 대한 가석방 금지 조항도 심각한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언론인들은 국익을 앞세운 언론탄압에 항거하며 단식투쟁 중이다. 의회가 지난해 12월30일 통과시킨 중앙은행 개정법도 문제이다. 이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중앙은행 총재뿐 아니라 부총재 2명의 임명권도 갖는다. EU, IMF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항의표시로 헝가리 정부와 구제금융 관련 협상을 중단한 상태이다.

오르번은 지난 2010년 4월 총선에서 야당 피데스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총리로 취임했다. 1998∼2002년 총리를 역임한 지 8년 만의 권력탈환이었다. 1963년생인 그는 1989년 소련군의 철수와 자유선거를 대담하게 요구하고 나서서 민주투사로 급부상했고, 공산정권 붕괴 후 정계에 진출해 불과 30세 나이에 피데스당의 당수가 됐다.

문제는 헝가리 국민들의 태도이다. 2010년 뉴욕발 경제위기가 헝가리에 밀어닥치면서 국가경제가 디폴트 상황에 처하게 되자 피데스당에 사실상 전권을 부여해줬고, 지난해 4월 의회 의석 3분의 2를 장악한 집권당이 헌법개정안을 통과시킨 후 최근까지 별다른 저항을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언론들은 부다페스트에서 반정부시위가 뜨거워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유권자 다수는 오르번을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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