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以夷制夷 정책’ 中 외교전통 분석

헨리 키신저의 중국 이야기 / 헨리 키신저 지음, 권기대 옮김 / 민음사

지난해 5월에 미국서 출간돼 이미 세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중국에 대하여(On China)’의 한글판이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1971년 방중해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를 만난 이후 40여년간 중국을 50차례 이상 드나들며 최고 지도자들과 대화해 온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의 중국론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국이 걸어온 길을 통사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서방을 상대로 편 중국의 외교 정책사를 짚어냈다.

키신저는 중국의 대외전략의 기본을 “방어에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주변 이민족이 뭉쳐서 중국에 도전하는 일만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전통에서 나타난 것이 ‘이이제이(以夷制夷)’정책이고 이는 지금도 중국 외교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키신저는 특히 1950년 한국전쟁 발발 과정, 1971년 중국을 극비리에 방문해 이듬해 미·중 국교정상화를 성사시킨 뒷얘기 등 국제 외교에서 중국이 어떤 입김을 미쳤는지도 파헤친다.

중국을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든 현재의 국제 무대 정세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중국 이해의 필독서로 삼기에 충분하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