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로마시민들의 사생활은 어땠을까

고대 로마인의 24시간 / 알베르토 안젤라 지음, 주효숙 옮김 / 까치

제국의 중심지였던 고대 로마는 그간 콜로세움 같은 웅장한 건물이나 화려한 삶을 살았던 황제들의 사생활로 설명돼 왔다. 특히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묘사된 고대 로마는 ‘황제, 여인 그리고 연회’로 그려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로마 제국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던 일반 시민들의 생활은 어떠했을까.

이 책은 그런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하루 여정을 통해 고대 로마 최전성기의 사회를 들여다본다. 물론 내용은 상상에 의존하지만, 그 안에 담긴 세부사항은 고대 로마 유적지에서의 고고학 연구와 발굴의 결과물이다. 저자가 본 로마의 아침은 귀족 남성의 몸단장과 여성의 화장비법, 주인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노예들의 삶으로 시작된다. 그 많은 시민이 거주하기 위해 로마에는 거대한 고층 주택들이 즐비했다. 로마의 공동주택은 현대의 아파트와 비슷하지만 부자들이 저층을 차지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로마인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장소에서 사교적 만남을 갖곤 했다. 공중목욕탕과 공중화장실이 대표적인 회동의 장소였다. 죄인의 공개 처형이 이뤄지고 맹수와 인간의 싸움이 벌어지며 검투사의 시합이 열리는 콜로세움에서 어떤 충격과 흥분을 경험했는지도 낱낱이 파악할 수 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