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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글로벌 에세이 게재 일자 : 2012년 01월 17일(火)
케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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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우/주 케냐 대사

동부 아프리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케냐는 국토의 대부분이 사바나 초원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에게 ‘동물의 왕국’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의 대초원에는 지금도 사자와 얼룩말, 톰슨가젤 등 수백만 마리의 야생 동물들이 살고 있다. 1974년 미국의 고인류학자 도널드 요한슨이 케냐 북동부 투르카나 호수 주변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320만년 전 인류의 화석, 루시(Lucy)를 발견했을 때 케냐 사바나의 대초원은 수많은 생명들의 터전이며 인류 진화의 토대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이처럼 우리에게 동물의 왕국과 사파리 같은 자연의 원시적 생명력이 넘쳐나는 땅, 마라톤 강국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케냐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원시 유목을 하는 마사이 전사 허리춤에도 이제 휴대전화가 칼을 대신하고 있으며, 케냐 성인의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는 등 첨단 정보통신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케냐에서 금융거래의 70%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뱅킹을 통해 이뤄진다.

지정학적으로 중동 및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동부 아프리카의 관문에 위치한 전략적 이점 및 천혜의 기후와 자연조건을 보유하고 있는 케냐는 이제 아프리카와 세계를 연결하는 물류와 정보통신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아프리카 전역을 연결하고 있는 케냐항공의 연간 매출액은 세계 유수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아프리카 허브공항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도양 연안 몸바사항은 케냐뿐만 아니라 인근 탄자니아, 우간다, 남수단 등으로 이어지는 동부 아프리카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남아공 더반, 나이지리아 라고스와 함께 아프리카 3대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많은 세계 글로벌 기업의 아프리카 지역본부가 나이로비에 소재하고 있고 해마다 나이로비로의 이전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도 IBM이 지역본부를 케냐로 이전했으며 구글도 지역본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케냐는 이제 아프리카와 세계를 연결하는 징검다리로서 새로운 도약의 꿈을 꾸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 가속화에 따라 선진 인력의 허브로도 부상하고 있다.

케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2010년에 처음으로 독자적인 새로운 헌법을 제정해 큰 정치발전을 이루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2030년까지 중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국가 비전인 ‘케냐비전 2030’을 수립해 국내적 도약기반을 튼튼하게 다져가고 있다. 아울러 밖으로는 동아프리카공동체(EAC·East African Community)를 주도해 나가면서 탄자니아, 우간다, 부룬디, 르완다 등 역내국가와 관세동맹, 공동시장 차원을 넘어서 통화동맹으로의 경제통합을 추진해 나가고자 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이 가입을 희망하고 있어 그 성장 잠재력이 배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케냐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지리적 특성 및 추운 겨울이 없는 기후적 이점으로 풍부한 지열과 태양열 등 천연 에너지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인간과 자연이 조화된 새로운 발전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우리 국내기업이 참여해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나이로비 인근 올카리아 지열발전소 확장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녹색성장 모델로서 우리나라의 앞선 경험들을 공유하고 지원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도 3억 중산층을 가진 소비시장으로서 그리고 젊고 역동적인 노동력을 보유한 아프리카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된다. 전쟁의 폐허에서 경제를 일으킨 우리의 발전경험은 케냐에도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케냐가 파트너가 되어 세계시장에서 ‘메이드 인 케냐’가 넘쳐나게 하는 꿈을 꿔본다.

◆ 김찬우(52)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 석사 ▲외무고시 18회 ▲주덴마크 1등서기관 ▲주OECD참사관 ▲환경과학협력관 ▲환경부 국제협력관 ▲주케냐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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